터키에 진출한 한국기업 '대양-SK 금속'의 노조탄압 사실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는 등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20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 16일 터키 주요 뉴스채널 'Show ana haber'는 "수입한 파업 파괴자 투입, 노동자들 한국 관리자에 맞서…"라는 자막을 달아 대양-SK 금속이 터키 노동자들의 시위를 곤봉과 최루액으로 진압하는 화면을 내보냈다.

대양-SK 금속은 터키 노동자들이 2010년 터키 DISK(진보노조총연맹) 소속 단결금속노조 가입을 이유로 해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6개월간의 교섭에서 사측이 요구를 전혀 수용하지 않자 같은해 11월15일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던 중 회사가 현지 노동법을 어기고 한국에서 대체인력을 데려와 투입했다는 소식을 접한 노동자들은 이달 15일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사측은 경찰을 동원해 곤봉과 최루액으로 진압했고, 노동자 5명이 다쳤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사측은 그동안 사설경비업체까지 동원해 파업농성장 철거를 수차례 시도했다.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부장은 "터키는 노동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나라로 손꼽히지만 한국계 기업들의 노동탄압은 그런 터키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합작회사 대양-SK 금속을 설립한 대양금속의 노조탄압은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2006년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금속노조 대양금속분회를 결성하고 교섭을 요구하자 회사는 10명의 조합원을 징계·해고했고, 10억원의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이어 경기도 안산공장의 생산설비를 충남 예산공장과 터키공장으로 이전하고 노동자들을 예산공장으로 전출시킨 결과 대양금속분회는 와해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양-SK 금속은 2007년 대양금속과 SK네트웍스가 터키 이스탄불 북서쪽 촐루 유럽자유무역지대에 설립한 합작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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