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그 밥, 참 맛나겠다. 그리던 집 밥 아니라도 주린 속, 언 손 달래 주니 성찬이다. 반찬 달리 없어도 후루룩 뚝딱 국밥이 딱이다. 묵밥이다. 희망버스 승객들의 정성이다. 밥 먹기 참 어렵다. 그 앞 기자들 인수위원 따라붙듯 몰려든 경찰과 드잡이 한바탕 요란했다. 식은 국물 데우려던 가스레인지를 문제 삼았다. 취사금지구역이라고 덧붙였다. 밥 먹을 땐 뭣도 안 건드린다며 으르릉 한참을 따져 물어야 했다. 먹어야 했다. 객지 농성 한두 해 우습건만, 살았으니 하루 세 끼는 무서웠다. 매서운 추위에 내내 떨어야 했다. 밥맛없어도 꾸역꾸역, 선 채로지만 아직은 살았으니 먹어야 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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