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내년 학기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한다고 밝히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산업재해 노동자들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임'은 지난 24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지금껏 90명이 넘는 산업재해 피해자를 양산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총책임자였다"며 "사회학과는 즉시 황 전 사장의 초빙교수 임용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생모임은 이날 "황 전 사장이 삼성전자 핵심 요직을 역임하는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는 젊은 노동자들이 백혈병·림프종·뇌종양 등 난치병에 걸렸다"며 "삼성의 반성과 개선 없이는 황 전 사장이 갖췄다는 '기업경영 분야에서의 전문적인 식견'은 '노동자의 건강과 목숨을 대가로 이윤을 쥐어 짜내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 학생위원회(준)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황 전 사장에 대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에서 쓰러진 수많은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산업재해를 은폐할 때 삼성전자를 책임졌던 인물"이라며 "서울대 사회대는 그를 교수로 임용하기 전에 자기 기업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한 그의 태도를 확인하고 진정한 사과부터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은 92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로 취임한 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등 삼성 반도체 관련 부서를 이끌었다. 서울대는 최근 황 전 사장을 내년 3월부터 2년간 서울대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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