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부문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진했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무산됐다. 이번 결과가 ING생명에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전날 오후 서울 명동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속개해 ING생명 인수 안건을 심의했다. 이달 5일 같은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이사회는 이사들 간 의견충돌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도 “사업 다각화로 인한 시너지”를 주장하는 쪽과 “인수 무용론”을 강조한 쪽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해당사자인 본 리터 ING생명 아시아지부장을 제외한 12명의 이사들이 표결에 나섰다. 그 결과 찬성 5표, 반대 5표, 기권 2표로 찬성표가 전체 이사수의 과반에 이르지 못해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무산됐다.

KB금융지주는 “여러 이사들이 중장기 사업방향인 비은행 계열사 육성과 고령화 사회에서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내년 경제여건이 불투명하고 유럽재정위기 등 금융환경이 어려워져 자본적정성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사무금융노조 ING생명보험지부(지부장직무대행 이서구)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부는 7월 말부터 ING생명에 △고용안정 보장 △단체협약 갱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40일 이상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부는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에도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부 관계자는 “이달 초 KB금융그룹이 또다시 결정을 유보한 이후 6일 교섭을 재개하면서 외부상황과 관계없이 노사 교섭만으로 사태를 해결하기로 했다”며 “내년 초까지 다른 사업자가 나타나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 이전에 고용안정 요구를 쟁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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