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병권)가 금융 산별 임금·단체협약 체결에 이어 사업장 보충교섭에 돌입한 지 한 달 만에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지부는 13일 “KB국민은행이 기존 논의에 대한 말바꾸기와 노측의 요구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쟁의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지난달 12일 보총교섭 상견례 이후 9차례 실무교섭을 갖는 등 16차례 교섭을 벌였고, 이달 12일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우선 임금인상률에서 이견을 보였다. 지부는 정규직 4.3%, 계약직 8.3%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산별 단체협약 수준(3.3% 인상)에 못미치는 인상률(정규직 3.3% 이하·계약직 3.7%)로 맞받았다. 지부는 “KB국민은행이 3분기에 1조4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음에도 2008년 임금 동결, 2009년 삭감으로 인한 직원 기회손실비용을 절반만 보전하는 임금인상률을 제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승격인원 축소도 문제가 됐다. 지부는 승격 적체 등을 감안해 1천500여명의 승격과 장기승격누락자에 대한 특별승격(500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지난해보다 400명 적은 800명까지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사는 이 밖에 △통근비 통상임금 포함 여부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규모 및 경력 인정 △유급연차 사용자 휴가비 보상 △연장근로 상시 발생 직무에 대한 시간외수당 한도 확대 문제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부는 이날 오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지부는 쟁의조정 신청을 앞두고 임단협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같은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사회를 봉쇄했다. 지부 관계자는 “임단협의 문제점을 담은 유인물을 제작해 조합원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라며 “중노위 쟁의조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투쟁 수위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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