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일 120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상담원들은 “핵심을 비켜간 미봉책”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울시는 이날 콜센터 내 심리상담사·사내 안마사 배치, 휴양림·산사 체험 등 ‘힐링캠프’ 운영 등을 골자로 한 ‘120다산콜센터, 감정노동자 맞춤형 근무환경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부터 콜센터 내에 ‘힐링코칭룸’을 설치·운영한다. 전담 심리상담사와 안마사를 두고 상담원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민원인들의 욕설이나 폭언 등을 차단하기 위해 악성민원 전담반도 꾸린다. 또 근무시간 외 모든 교육을 중지하고, 점심·휴식시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업무테스트도 연 10회에서 4회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희망연대노조(위원장 김진억)와 다산콜센터지부(지부장 김영아)는 이 같은 서울시 방안에 대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했다. 지난달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지적됐던 법 위반 사항을 일부 개선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전히 업무 감시 통제와 경쟁체계, 과도한 업무, 저임금 등 고질적 문제들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위탁업체의 근로기준법 위반과 반노동적 행태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는 실질 사용자인 서울시가 여전히 ‘우리는 제3자’라며 사용자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교섭에 나와 저임금 해소·적정인력 확보로 과도한 업무를 개선하고 상담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진영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은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가 발표한 개선방안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노조의 요구로 개선된 부분들”이라며 “이번 주에 발표될 2차 비정규직 대책발표에 맞춰 생색내기용으로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5일 ‘2차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는 다산콜센터를 포함한 민간위탁 개선 방안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내년에 민간위탁 고용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행해 그 결과에 따라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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