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람 기자

건설공제조합이 조직 효율화를 목적으로 경영진단 용역을 발주한 가운데 용역업체가 구조조정을 제안하는 보고서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사무금융연맹 건설공제조합노조(위원장 박창성)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한영회계법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영회계법인은 사측의 장단에 맞춘 경영진단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10월 말 일부 대의원들의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조직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수용해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올해 3월 삼일기업공사 사장인 박종웅 대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추진위원회가 꾸려지고, 한영회계법인이 용역업체로 선정됐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7월 중간보고를 통해 “조직 발전을 위해 업무량이나 조직 체계 등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달 조직개편 세부안을 제시하며 난데없이 인력감축과 지점 통폐합 얘기를 꺼냈다.

노조 관계자는 “한영회계법인이 노조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회계분석 기법을 제시하더니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회사 경영전략팀은 매출액에 비례해 직원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을 보면 외부 간섭에 의해 이미 답을 내려놓고 결론을 짜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박 추진위원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사측에 경영진단을 요구했고, 평소 조직개편에 대한 의사를 자주 드러냈다는 점에서 추진위의 방침이 한영회계법인의 사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28일 최종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보고서 초안에는 ‘인력 20명 축소’, ‘5개지점 통폐합’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사주받은 경영진단, 한영회계법인은 반성하라”, “자율경영 침탈하는 경영진단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창성 위원장은 “한영회계법인에 독립성·주체성을 갖고 제대로 된 확정 보고서를 발표할 것을 요구한다”며 “만약 추진위 입맛에 맞춘 보고서로 확정될 경우 반드시 먹튀를 응징하고, 이사장은 자리를 보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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