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수출입은행지부(위원장 엄성용)가 경비·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추진한다. 지부는 7일 “고용형태별 차별을 줄이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소속감을 고취하기 위해 사측에 파견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현재 수출입은행에는 상당수 청소·경비·운전·사무보조 노동자들이 파견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지부는 이들의 복지향상과 소속감 증대가 사업장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직접고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부는 지난 2일 보충교섭 상견례 자리에서 사측에 이러한 뜻을 전달했다. 은행도 해당 안건을 보충교섭 공간에서 다루는 것에 동의한 상태다. 지부는 조만간 사측에 제출할 보충교섭 요구안에 직접고용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지부는 “상용직 성격이 강한 경비·운전·사무보조 노동자들을 우선 전환한 후 추후 범위확대를 요청할 것”이라며 “일부 인원에서 출발해 점차 정원을 늘려 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은행권 노조 내에서 파견노동자들의 고용·복지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과거 KB국민은행지부가 간접고용 억제를 위해 사측에 파견노동자들을 수치상 비정규직으로 간주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은 노사 합의에 따라 매년 전체 직원의 25% 이하 선으로 비정규직을 채용한다.

그런 가운데 올해 1월 한국기업데이터지부가 사무보조 및 조사업무 파견노동자 40여명을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관심을 모았다.

엄성용 위원장은 “은행장 역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파견직 직접고용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획이 무산됐을 때 이들 노동자들이 느낄 실망감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교섭 공간에서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전환을 공론화하려 했지만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아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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