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 데 반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임금은 2년 연속 하락하고 있는 현상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것이어서 주목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998년 기준으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노동자 비율은 우리나라가 48%로 영국(7%), 독일(12%), 프랑스(13%), 일본(12%)등은 물론 2위인 스페인(32%)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비율은 99년 52%로 늘어 절반을 넘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한 처우 등 직업의 안정성을 확보해주는 것이 시급한 현안으로등장했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인상률은 별도로 잡히지 않고 있으나 정부의통계조사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노동부의 <매월노동통계조사>를 토대로 10인 이상 업체 상용 노동자의임금인상률 추이를 살펴보면 1987년 노동운동 활성화 이후 1996년까지임금인상률은 매년 10%를 넘어섰다.

1997년에는 한 자리 수(7%), 1998년에는 임금삭감(-2.5%)이 이루어졌다. 이후1999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면서 1999년에는 12.1%, 2000년에는 8% 임금이상승했다.

그러나 한국은행 고용자 보수총액을 토대로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임금인상률 추이를 살펴보면, 1997년 이후 1.8~3.4%로 10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의그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1999과 2000년 임금인상률이 상용직은 각각 12.1%와 8%인 데 비해 전체임금노동자는 1.9%와 1.8%인 것은, 경기회복에도 임시·일용직과 10인 미만 사업체상용직은 임금은 오히려 대폭삭감되었음을 의미한다. 고용형태별 노동자임금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이렇게 저임금의 비정규직이 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새로운 고용전략에서비롯된다. 기업쪽에서 볼 때는 비정규직을 채용하면 경제상황에 따라 고용과해고가 자유롭고, 낮은 임금으로 사람을 쓸 수 있는 데다 각종 사회보험과복지후생 등 간접비용을 줄일 수 있고 노조 활동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비정규직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게기업쪽의 논리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항상 고용불안과 저임금, 차별, 각종기업복지로부터의 배제 등 여러가지 형태의 불이익에 시달리게 된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외환 위기 직후에는 침체된 사회분위기 속에서불이익을 감수해왔으나 한국통신 등에서 비정규직 노조가 따로 결성돼 해고 반대투쟁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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