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합법적인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회사에서 벌인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요. 직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노조가입을 막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전수찬(39·사진) 이마트노조 위원장은 “이마트는 신세계가 강조하는 윤리경영에 위배되는 부당노동행위를 중지하라”며 “회사가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노조설립을 준비했다. 직원들의 생활과 직결돼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통보하는 상황이 부당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달 노조설립 준비를 본격화하자 회사측의 압력이 들어왔다.

회사측은 지난달 19일 인천에서 근무하던 전 위원장을 광주로 발령냈다. 이에 대해 그는 협의 없는 원거리 발령에 대한 입장을 전 직원에게 메일로 발송했다. 광주로 출근한 첫날, 전 위원장은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는 이유로 남자 직원 6명에게 두 시간 동안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

“너 때문에 조직이 엉망이 됐다며 죽이겠다고 협박했어요. 집기를 발로 차고 화분을 집어던지고 밀치면서 욕을 하는데…. 순간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 위원장은 이날 받은 충격으로 신경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고 3개월 휴직을 신청했다. 우울증 약도 복용하고 있다. 또 해당 직원 6명을 감금·협박·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그들은 무고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전 위원장을 맞고소했다.

전 위원장은 “지금은 상황이 어렵지만 노조설립 사실을 알리는 작업을 통해 조합원수를 늘려 나가겠다”며 “회사와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직원들이 좋은 회사를 다닌다고 느낄 수 있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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