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ING생명보험지부(지부장 이기철)가 파업 철회시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고 특별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회사의 제안을 거부했다.

지부는 5일 “사측의 제안이 노사갈등의 핵심을 비껴 간 생색내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거절하고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존 와일러 ING생명 사장은 지난달 31일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존 와일러 사장은 이를 통해 “아무 조건 없이 2년6개월의 고용을 보장하며 해당기간 비자발적 해고는 없다”며 “합의가 준수되면 회사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4개월분 급여를 특별보너스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 제안은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 회사의 최선이자 마지막 제안”이라며 “다음주 월요일(11월5일)까지 파업을 끝내고 회사로 복귀하지 않으면 제안을 모두 철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의 이러한 제안이 알려진 후 안팎의 시선이 이기철 지부장에게 쏠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부가 파업 목표로 내건 고용안정 방안이 일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순화동 ING생명 본사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삭발식을 단행했다. 그는 “100여일 동안의 파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출정식 이후 ‘ING 먹튀 저지와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곧바로 지부와 대책회의를 열고 파업 지속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구조조정 양상을 감안하면 2년6개월 고용보장은 의미가 없다”며 “사측의 최후통첩식 태도를 감안하면 투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부와 공대위는 회사측의 제안에 △고용안정협약서 체결 △단체협약 체결 및 승계 △공정한 매각이익 분배 요구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지부장은 “사측이 최초에 제시한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경우 해고한다’는 독소조항을 없앤 후 마치 진전된 제안인 것처럼 수용을 강요하고 있다”며 “철야 천막농성을 재개하는 등 투쟁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