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3천배를 하면 돌부처도 감화해 마음을 연다는 말이 있잖아요. 오늘까지 3만배를 했는데 박근혜 후보는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어요.”

영남대의료원 해고자인 박문진(52·사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은 1일 오후 <매일노동뉴스>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자택 앞에서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복직을 염원하며 매일 3천배를 하고 있다.

오전 9시에 절을 시작하면 오후 6시께 3천배 기도가 끝난다. 매일 박 후보의 집 앞으로 출퇴근하는 셈이다. 매일 8시간 동안 절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간다. 박 지도위원은 “극한으로 내몰린 노동자의 현실을 절절히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특히 무릎과 손목 관절이 아프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은 나순자 노조 지도위원이 직접 집에서 쑤어온 호박죽이었다.

“3천배를 하는 시간에는 우리 조합원들 생각도 나고 쌍용차 해고자 분들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해요. 이 땅에 해고된 노동자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어요.”

박 지도위원은 88년 영남대의료원에 입사했다. 95년 파업을 이유로 해고됐다가 2000년 복직했다. 2007년 또 다시 부분파업을 이유로 해고된 뒤 지금까지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박 후보 자택 인근에 거처를 마련했다. 같은해 9월부터 매일 박 후보 자택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의료원측은 단체협약도 2번이나 일방해지하는 등 2006년 노조를 무력화한 뒤 지금까지도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영남대의료원 노사관계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박 지도위원은 “박 후보가 말하는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은 정리해고 없는 세상, 해고자가 없는 세상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영남대의료원의 노사관계가 정상화되고 해고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매일 끈질기게 3천배를 진행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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