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지난 16일 보기 드문 풍경이 벌어졌습니다. 단지에 위치한 20여개 상가들이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도로를 가득 메운 것입니다.

-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지난달부터 지역주민들과 만나 정규직화의 필요성을 호소했는데요. 상인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정감사일을 맞아 비정규직의 투쟁을 지원하고 나선 것입니다.

- 상가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갈수록 소득은 줄고 임대료는 올라 간다”며 “제대로 먹고 쓰는 노동자들이 더 많아질수록 좋은 것 아니겠냐”며 적극적으로 호응해 줬다는 후문입니다.

- 우여곡절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현수막에 이름이 있는 식당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실제 동의했는지를 조사했다고 하는군요. “과태료가 부과되니 당장 철거하라”는 으름장도 놓았구요.

- 식당 서너 곳에서는 “이렇게 파장이 클 줄 몰랐다”며 현수막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상가에서는 공사의 이런 협박에도 불구하고 현수막을 하루 종일 게시했다고 합니다.

- 인천공항 지역상인과 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혼해도 위자료는 주지 않나”

- 최근 고용노동부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인력을 스카우트할 경우 이적료를 내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어 논란이 됐는데요. 이러한 방안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

- 이와 관련해 이채필 노동부 장관은 17일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 인력양성 협의회' 출범식에서 “이적료라는 표현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명을 했는데요. 기업들은 인력을 채용할 자유가, 국민은 이직할 자유가 있는데 정부가 일정금액을 정해 이적료를 내라고 제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장관의 설명입니다.

- 다만 이 장관은 “이혼을 할 때도 위자료는 주지 않냐”며 중소기업이 키운 인력을 대기업이 스카우트할 경우 일종의 비용은 지불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은 여전히 유지했는데요. 그가 “대기업들이 주로 경력직을 채용하면서 중소기업은 숙련인력의 샘물이 말라가는 ‘저숙련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위자료를 준다고 이혼을 해도 된다거나 그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고 하네요.

- 물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인력양성을 지원하거나 상호 협력 아래 인적자원개발을 하는 것이겠지요. 이날 출범한 ‘대·중소기업 상생 인력양성 협의회’가 그런 역할로 기대받고 있는데요. 지켜봐야겠군요.

심상정 “좀 더 왼쪽으로, 좀 더 아래쪽으로”

-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한 우연입니다.”

최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진보정의당(준) 의원은 17일이 유신 40주년이자 세계 빈곤의 날이라며 한 말입니다. 출마선언 뒤 첫 기자들과 가진 이날 오찬 자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 심 의원은 독재와 빈곤은 나쁜 정치, 나쁜 사회의 두 바퀴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요. “민주정부는 절차적 민주주의에서 큰 진전을 낳았지만, 경제는 독재시대에 짜인 틀을 넘지 못했다”는 거죠.

- 이번 대선을 “독재의 잔재, 빈곤 심화의 문제를 걷어 내야 하는 세기적 의미를 가지는 선거”라고 정의했는데요. “박정희의 유산과 민주정부의 오류를 넘어서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출마선언 때 얘기한 진보적 정권교체를 “과감한 사회경제개혁으로 돈 보다 사람이 소중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그렇다면 심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오류 많은 민주정부 세력과 어떤 연대를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는 “정권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정치공학적인) 연대연합은 권력교체를 해도 지금의 시대정신인 복지·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어렵다”며 “정치의 폭을 넓혀 좀 더 왼쪽, 좀 더 아래쪽으로 갈 수 있는 정책연대”라고 했습니다. ‘좀 더 왼쪽, 좀 더 아래쪽’으로 가야 통치에 성공하는 연대가 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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