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세계적인 석학 에릭 홉스봄이 세상을 떠났고 세계를 무대로 싸이가 떴다. 말춤에 세상이 떠들썩했으며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가 그래도 추석이라고 떠들석 북적였다. 그리고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도장리 어디 앞마당이 또한 시끌벅적 난리였다. 지치지 않는 꼬마 녀석들 씻지도 않은 채 종일 울고불고 뛰고 쫓고 맞고 터지다 보면 아침 해가 어느덧 서산에 붉었다. 세상사 분한 일 투성인지 투정부리던 막내는 막무가내 울었고 자전거 사수 기쁨에 형은 회심의 미소 감추질 못했다. 말 안 듣던 녀석들 막춤이라도 말춤 공연에 잠시 예뻤지만 그도 잠시, 극성 꼴통 짓에 삼촌은 맞고 쫓기다 그 밤에 털썩 무너졌다. 여기저기 멍든 몸 추스르며 그래도 둘은 있어야지 생각도 잠깐. 육아며 교육비 걱정에 절레절레. 도장리 달 밝은 밤에 삼촌은 홀로 앉아 밤 까는 칼 손에 쥐고 깊은 시름하던 차에 문득 '혁명의 시대', 읽지도 않은 책 제목을 떠올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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