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우구조조정추진협의회(의장 오후근)는 7조7천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단독 선정됐다고 밝혔다. 입찰에 참여한 3개업체 중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함에 따라 '포드'가 단독협상에 나서게 됐다는 것.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으며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고용안정, 협력업유지, 독자생산기반구축 등이 만족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매각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문성현)은 어떤 업체가 선정되는 것과 상관없이 '매각반대' 기조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이날 연맹은 성명을 내고 "대우·쌍용차가 포드에 넘어가게 된다면 포드-대우, 르노-삼성, 다임러크라이슬러-현대의 구조가 맺어져 한국자동차산업은 해외업체의 전략에 의해 좌우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정부와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유에서 보여지듯, 여전히 단기적 인수가격만 고려할 뿐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시하고 있다"며 "한국경제를 부실로 이끈 재벌의 독단적 경영이 초국적 자본으로 단순대체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연맹은 "자동차 거대메이커들의 인수합병 사례를 볼 때 해외매각은 노동자들에게도 심각한 고용불안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정부와 채권단은 포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즉각 취소하고 국민적 논의를 모아 대우차 정상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으로 정부와 채권단과 함께 포드를 상대로 한 투쟁을 전개해나가겠다는 것.

대우차노조(위원장 추영호)도 아직 공식입장을 정리하지 않았으나 기존 매각반대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우차노조의 한 관계자는 "회사정상화와 고용안정을 위한 전제조건을 수차례 제시해 왔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어느 업체든 간에 회사발전전망을 가질 수 있는 정상화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6일부터 전면파업중인 쌍용차노조(위원장 유만종) 역시 이날 발표에 반발하며, 현재 벌이고 있는 임단협 투쟁이 종료됨과 동시에 해외매각반대투쟁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역시 금속산업연맹과 자동차공대위는 금융감독위원회앞 농성을 계속했다. 27일 밤부터 시작된 경찰의 강제해산작전은 28일 저녁에도 그대로 이어져 농성중인 간부들이 닭장차에 태워져 용산역과 서울역 등지에 내려졌으며, 과정에서 송승진 대우자동차판매노조 사무국장이 영등포서로 연행돼기도 했다. 29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 면담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맹은 30일 오후 금융감독위원회앞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한편 금속산업연맹은 지나 2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해외매각반대투쟁을 지속시켜나가는 것과 함께 30일이상 장기투쟁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연맹차원의 순회투쟁을 배치하는 등의 계획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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