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국회에서 열린 에스제이엠(SJM)과 만도의 직장폐쇄와 용역폭력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무법인 '노동과 삶' 최은실 노무사가 발표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SJM에 투입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가 노조파업 3개월 전인 올해 4월에 이미 회사측과 견적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만도에서 새 노조가 설립된 것은 직장폐쇄가 실시된 이후인 7월30일인데, 그 이전인 7월26일에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SJM과 만도에서 벌어진 직장폐쇄와 용역경비 폭력사태 진상조사단은 6일 “사전에 철저히 기획된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사용자에 의한 용역청부 폭력사건”이라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법·제도 개선과 함께 이를 공모하고 사주한 사용자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법률단체연석회의와 노동자운동연구소, 진보신당과 민주통합당 은수미·진선미 의원으로 구성된 ‘SJM과 만도의 직장폐쇄·용역폭력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조사단에 따르면 컨택터스는 4월24일 김아무개 SJM 경영지원팀 대리와 이메일을 통해 견적서를 주고받았다. 금속노조 SJM지회가 파업에 들어가기 3개월 전이다. 민흥기 SJM 노무담당 이사는 지난달 은수미 의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7월23일 인터넷을 통해 용역업체인 컨택터스를 알게 됐고 25일 용역동원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는데,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조사단은 “SJM은 컨택터스가 제시한 견적서를 검토한 후 경기도 안산 시내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나 논의했고, 6월 초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SJM은 6월17일 대체인력 투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금속노조 SJM지회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된 것은 6월26일, 첫 쟁의행위가 7월12일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회사가 사전에 직장폐쇄와 용역경비 투입을 사전에 기획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만도의 경우 올해 초 현재 노동부 자문변호사를 맡고 있는 주완 변호사와 서울지검 부장검사·안기부 차장 등을 거친 김영수 전 문화부장관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조사단은 “만도가 자동차 부품사 기업경영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노무·공안사건 전문가를 영입하고, 연초부터 노사 간 가장 예민한 문제인 외주화를 추진해 단협을 위반하면서 노사갈등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외주화 갈등을 전후로 만도에는 “품질문제로 현대차가 만도에 대한 신규차종 입찰을 제한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고용불안을 느낀 조합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권영국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는 “만도의 직장폐쇄 과정은 금속노조 파괴와 회사노조 육성이라는 목표하에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부당노동행위”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만도의 직장폐쇄는 7월26일 하루 전면파업이 빌미가 됐는데, 당시 전면파업을 강하게 밀어붙인 평택·문막지회장은 새 노조 설립을 주도한 인물들이다. 새 노조는 직장폐쇄 직후인 7월30일 노동부에 설립신고를 했다. 새 노조의 홈페이지는 그 이전인 7월26일 개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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