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전남 목포시 남악신도시 공사현장에서 70미터 타워크레인이 강풍으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설노조
강풍으로 인한 대형재해가 건설현장에서 반복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건설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남 목포시 남악신도시 공사현장에서 70미터 타워크레인이 강풍으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현장이 도로여서 행인이나 지나가는 차량이 있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번 타워크레인 전복사고는 와이어로프 지지방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타워크레인 설치방식은 벽에 고정하는 벽체지지방식과 와이어를 통해 고정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비용절감을 명목으로 와이어로프 지지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아파트 공사의 경우 동과 동 사이에 와이어를 이용해 타워크레인을 설치하면 최대 4개의 건물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어로프 지지방식은 강풍에 취약해 타워크레인 붕괴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 2003년 당시 태풍 '매미'로 인해 전국적으로 56대의 타워크레인이 붕괴됐다. 이 중 90% 가량이 와이어로프 지지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안전한 벽체지지방식을 의무화하는 관련법 개정을 오랫동안 요구해 왔다.

박종국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타워크레인이 전복되면 현장 노동자뿐만 아니라 인근 주택가나 행인들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초래한다"며 "강풍이 불 경우 타워크레인 현장에서 차량이나 사람의 보행을 통제하는 등 적극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특히 "국내 건설현장의 약 70%가 이처럼 위험천만한 와이어로프 지지방식"이라며 "벽체지지방식이 강제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철강제조업이나 조선업처럼 타워크레인을 고정할 벽체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벽체지지방식으로 설치하도록 법령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도 건설기계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타워크레인 전복사고 예방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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