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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왜 다시 산별노조인가? ⑩] 산별노조 및 산별교섭 활성화를 위한 입법 방향김선수 변호사(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4월30일 창립 2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2012년 총·대선 국면 산별노조운동 점검 좌담회'에 이어 '왜 다시 산별노조인가'를 주제로 연중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에는 산별노조연석회의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가 함께한다. 연석회의에는 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금융노조·보건의료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는 연중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속기고에서 한국 노사관계 개혁을 위한 산별노조운동 전면화와 초기업 노사관계로의 재편을 제안한다.

연속기고는 매주 월요일 게재되며, 산별운동에 관심 있는 현장 노사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연속기고가 마무리되면 책자로 발간한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산별운동 진단과 제도화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 산별노조운동 진전을 위한 실질적인 공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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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수 변호사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우리 사회가 양극화의 심화라는 덫에 빠져 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가장 고전적인 대책은 노조조직률과 단체협약 적용률을 높이고, 조직노동자를 중산층으로 편입해 세금납부자로 만들고, 늘어난 세금으로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노조조직률과 단체협약 적용률이 10%에도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이다. 사회안전망을 국민의 세금에 의한 보편적 복지로 모두 해결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노조조직률과 단체협약 적용률을 높여 노동복지를 확충하고 그와 함께 부족한 부분을 세금에 의한 보편적 복지로 보충하는 것이 실현가능한 방안이다.

노조조직률과 단체협약 적용률을 높이기 위한 유효하고 적절한 방안은 조직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기업별노조 체제를 극복해 산별노조 체제를 확립하고, 단체협약의 구속력 확장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산별노조 체제는 동일산업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격차를 해소하고 미조직 근로자들의 근로조건도 개선할 것이다. 중층적이고 다변화된 교섭구조를 확립하고 교섭비용을 줄이며 합리적인 노사관계의 확립에 기여하며 폭넓은 사회연대를 실현하고 사회의 공정성·합리성·민주성을 확대하는 등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는 선진국의 역사에 의해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단결권의 내용 중에는 근로자들이 자주적으로 단결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단결선택의 자유가 포함된다. 과거에는 법률로 기업별 단위노조나 산업별 단위노조 중 한 가지 형태만 강제하던 시기가 있었다. 노조 조직형태 중 어느 하나만을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단결선택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노조 조직형태에 대한 제한을 철폐했다. 그럼에도 노조법에는 기업별 단위노조를 전제로 한 조항들이 남아 있어 산별노조 등 초기업 노조 활동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들 조항을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첫째, 노조의 소극적 요건으로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를 정한 노조법 제2조제4호라목 규정이다. 특히 라목 단서 규정은 대법원 판례도 인정한 바와 같이 기업별 노조에만 적용되는 조항이다(대법원 2004. 2.27 선고 2001두8568 판결). 또한 근로자가 아닌 자가 가입돼 있더라도 자주성을 침해할 정도가 아니라면 노조 자체를 부정할 것은 아니므로, 이를 굳이 소극적 요건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고 자주성 요건의 판단에서 고려하면 충분하다. 따라서 노조법 제2조제4호라목은 폐지돼야 한다.

둘째, 단체교섭 또는 노동쟁의의 대상을 기업별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으로 제한하는 조항과 해석 태도다. 노조법 제2조제5호는 노동쟁의에 대해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사용자의 처분권한 범위 내에 속하는 협소한 의미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그중 권리분쟁 사항을 제외하고 이익분쟁 사항만이 적법한 노동쟁의의 대상인 것처럼 해석·운영되고 있다. 소위 경영전권에 속한다는 이유로 구조조정 반대, 인력확충 요구 등 근로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항도 적법한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조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므로 이를 위한 모든 사항이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산업별 노조 등 초기업 단위노조는 개별 사업장의 근로조건보다는 전국 또는 산업 단위 제도와 정책 및 입법사항, 나아가 해당 분야의 공공성 강화나 복지 확대 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다. 이러한 영역의 역할이야말로 초기업 노조의 본래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쟁의 정의 조항을 개정함으로써 그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단체교섭의 대상사항에 대해 노조법 제29조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 교섭”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해 그 대상사항을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노동쟁의 정의 조항과 연계해 의무적 교섭사항을 지극히 한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근로조건 및 근로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항의 유지·개선, 노동조합 활동·단체교섭 및 쟁의행위 등 집단적 노사관계,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관한 사항에 대해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 교섭”할 권한을 가지는 것으로 개정해야 한다. “산업별·업종별·지역별 노조는 해당 산업·업종·지역 내 근로조건의 통일·복지제도·근로자들 간의 격차 해소·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제도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해 교섭할 권한이 있음을 명시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헌법 제10조 후문은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한다. 기본적 인권에 대한 국가의 의무는 △입법이나 집행 등의 국가작용을 통해 침해하지 않을 의무 △제3자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의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제도화할 의무 등을 그 내용으로 한다. 노동3권에 대해서도 당연히 위와 같은 국가의 의무가 인정된다. 국가는 소극적으로 노동3권을 침해하지 않을 의무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노동3권을 제도화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다.

우선 산업별 노조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에 앞서 이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강제 제도(노조법 제29조의2 내지 5)를 폐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교섭창구 단일화 강제 제도는 소수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헌일 뿐만 아니라 창구단일화 절차를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로 거치도록 강제함으로써 산업별·업종별·지역별 등 초기업 교섭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교섭창구 단일화 강제 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만약 이를 완전히 폐지하지 못한다면 기업별 단위노조가 복수인 경우에 한해 적용되도록 하고, 초기업 단위노조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조법 제29조의2제1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산업별·업종별·지역별 등 초기업 단위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제외한다)”로 개정해야 한다.

산업별 교섭(업종별·지역별 등 초기업 교섭 포함)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국가의 의무에 해당한다.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산업별 노조의 상대방 지위에 있는 사용자단체의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노조법 제2조제3호의 ‘사용자단체’ 정의 조항에 후문으로 “이 경우 동종업종의 이익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는 사용자단체로 본다”는 규정을 추가하는 것이다. 산업별 협약의 체결은 당해 업종의 이익증진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업종의 이익증진을 위한 활동을 하는 단체라면 그에 상응한 사용자단체의 책임도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다.

둘째, 산업별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경우 사용자들로 하여금 사용자단체를 구성하거나 연합해 교섭에 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교원노조법 및 시행령이 사립학교 사용자에 대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노조법 제29조 다음에 초기업 단위노조의 단체교섭에 관한 조항을 신설해 “① 초기업 단위노동조합(산업별·지역별·업종별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말한다)이 해당 산업·지역·업종의 사용자에게 장소 및 시간을 특정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경우 이를 요구받은 사용자는 사용자단체를 구성하거나 연합하여 교섭에 응해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연합하여 교섭에 응하는 사용자는 초기업 단위노동조합이 교섭대표단 구성을 요구한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는 것이다.

셋째, 산업별 협약의 효력 확장요건을 완화함으로써 협약적용률을 제고하는 것이다. 노조법 제36조제1항은 지역적 구속력의 요건으로 “하나의 지역에 있어서 종업하는 동종의 근로자 3분의 2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를 규정하고 있다. 그 적용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서 이 제도가 거의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비현실적이고 일률적인 요건을 삭제하고 행정관청이 당해 지역의 제반사정을 고려해 확장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행정관청은 당사자 쌍방 또는 일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확장 적용을 결정하게 되므로, 그 과정에서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다.

넷째, 산업별 협약의 최저기준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단체협약의 효력에 관한 노조법 제33조 다음에 초기업 단위 협약의 효력에 관한 조항을 신설해 기업 단위로 적용되는 협약이 초기업 협약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규정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노조가 사회적 파트너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선진화 및 성숙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 단위를 넘어선 산별노조와 산별교섭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는 집행단계에서 의지를 갖고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사법부는 해석단계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채택함으로써 위와 같은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법률 개정을 통해 제도적 여건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제19대 국회는 시급하게 이에 나서야 한다.

김선수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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