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여장부, 호랑이, 여성 공무원의 대부….

1일 개각에서 사상 첫 여성 노동부 차관으로 발탁된 김송자(61) 전 서울지방노동위원장에게 붙은 별명이다. 이날 과천 노동부 청사는 김 신임 차관의 복귀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 차관은 1급(관리관) 승진할 때도 ‘여성 1호’를 기록했다.

경북 칠곡 출신인 김 차관이 경북여고, 고대 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거쳐 공직에 발을 내디딘 것은 69년. 직급은 6급 주사였다.

그녀에게 공직은 가시밭길이었다. 첫 근무처인 옛 총무처 인사국에서 6개월간 ‘여자라 책상을 못 주겠다’는 횡포에 시달린 것. 결국 당시 여성이 거의 없었던 노동청 근로기준국으로 떠나게 됐다. 이후 노동부에서도 부녀소년과장, 보험징수과장, 국립중앙직업안정소장, 산재보험 국장 등으로 한직을 맴돌았다.

96년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는 당시 진념 노동부 장관 앞에서 “꼭 1급이 돼야겠는데 장관이 안 시켜준다”고 따져, “알았다”는 답을 얻어내기도 했다. 승진욕 못지 않게 일 욕심도 강해 남녀고용평등법 입안을 주도했으며 여성 무료직업상담소 설치에도 앞장섰다.

지난 98년 산하단체 이사로 나가라는 압력을 이기면서, 고대 법대 동기생인 김중권 민주당 대표(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원을 얻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돼 평생 소원이던 1급 승진을 달성한 뒤, 이번 승진에도 김 대표가 적극 밀었다는 후문.

김 신임 차관은 “장관을 어떻게 보필할지 충분히 생각한 후 말하겠다”며 평소와 달리 말을 아꼈지만, “여성 차별을 없애는 행정을 펴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