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동 금융노조 한국주택금융공사지부 위원장

“노동조합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일은 조합원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소통’이라는 화두를 마음에 품고 간부들을 위한 노조가 아닌 조합원들을 위한 노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올해 4월 선거에서 금융노조 한국주택금융공사지부 4대 위원장에 당선된 임재동(39·사진)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소통’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반복했다. 그는 선거에 나서게 된 계기와 선거운동 과정, 임기 3개월을 지낸 소감을 설명하면서도 ‘소통’이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았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5가 YTN타운 3층에 위치한 노조사무실에서 임 위원장을 만났다.

"소통에 자신 있어 위원장 출마"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004년 3월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관리하던 주택저당채권유동화 주식회사와 신용보증기금의 주택금융 부문이 분리·통합되는 형태로 설립됐다. 임 위원장은 그해 6월까지 한국경제기획연구원에서 일하다 공사로 이직했다. 조사부에 첫발을 디딘 임 위원장은 이후 사업부·본부지원부·고객만족부를 거치며 분회장을 도맡아 했다.

“워낙 술과 사람을 좋아했던 성격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더군다나 저는 출신도 따로 없으니 여기저기 눈치 볼 곳도 없었고요. 물론 조합원들과 노조를 이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다 보니 답답한 적도 많았죠.”

임 위원장이 안타까웠던 것은 집행부가 노조의 활동·역할 등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노조간부 활동 경험이 전혀 없던 그가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임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노조활동이 정체돼 대대적인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사람을 만나고 고민을 들어주는 소통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선거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초부터 한 달 일정으로 진행된 위원장 선거 기간 동안 전국 16개 지사를 돌았다. 선거 표어로 ‘소통·투명·희망’을 내걸었다. 임 위원장은 “조합원들과 소통을 기반으로 조직의 발전과 화합을 이루겠다는 뜻을 담았다”며 “‘투명’이라는 슬로건 역시 매월 조합비 사용내역을 조합원들에게 세세히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 노조와 조합원 사이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5월 초에 임기가 시작된 뒤 3개월간 동안 지사방문과 개별 조합원 면담을 하며 스스로 말한 소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채용 확대해 노동강도 완화 이루겠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바깥에서 봤을 땐 분명한 목표·계획이 있다면 뭐든 할수 있을 것 같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임기가 시작되고 먼저 시도한 일이 사내복지기금을 이용한 조합원들의 복지 향상이었어요. 그런데 예산지침이나 경영평가 등 많은 제약이 얽혀 있어 쉽지 않더라고요. 직원들 간에도 이해관계가 다르고…. '공동의 선'을 찾아내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임 위원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사업으로 '조직확대'를 꼽았다.

"주택금융공사 직원들의 1인당 생산성은 공공금융기관 중에서도 손에 꼽힙니다.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 자산규모가 크게 늘었고, 사업영역도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죠. 그런데도 조직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요."

임 위원장은 인력부족이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진다는 판단하에 인력충원에 주목하고 있다. 사측도 원칙적으로 공감한 상태다. 임 위원장은 "노사가 공조해 장기적인 호흡으로 금융위원회 등 관련기관을 설득해 채용규모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장이 잦은 사업장 특성을 감안해 △출장비 현실화 △사택 등 주거환경 개선 △명목뿐인 가정의 날 부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군가 그러다라고요. 일하는 위원장에게는 3년은 그야말로 짧은 시간이라고요. 일분일초를 아끼겠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능력이 아닌 의지의 문제입니다. 조합원들이 저를 믿어 준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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