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위원장 서성학)가 정규직 조합원들의 높은 호응을 발판 삼아 비정규직(무기계약직)과 한 몸이 됐다. 지부는 비정규직의 노조가입이 직장 내 화합은 물론 조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진행한 비정규직 노조가입 접수 결과 대다수가 가입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각 분회별로 전체 877명의 비정규직 중 휴직자(76명)를 제외한 대상인원 791명 가운데 771명(97%)이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측은 비정규직의 노조가입이 마무리되자 그동안 별다른 직위를 부여하지 않았던 무기계약직과 유기계약직에게 각각 ‘계장’과‘행원’ 직위를 부여했다.

비정규직 노조가입은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설 때마다 꾸준히 제기된 과제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집행부가 없어 사업이 지지부진했다는 것이 지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임원선거에서 서성학 위원장도 비정규직 노조가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부는 "서 위원장은 당선 후 분회 순회간담회 등 조합원들을 만날 때마다 비정규직의 노조가입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사전작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지부가 은행권 최장기 파업을 경험한 것도 비정규직 노조가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측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비정규직을 활용해 은행영업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지부는 지난달 3일 비정규직 노조가입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같은달 11일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와 함께 조합원들에게 비정규직의 노조가입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90%가 넘는 조합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성학 위원장은 “파업 이후 대규모 명예퇴직이 발생해 조직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번 비정규직 노조가입은 의미가 크다"며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복지수준을 정규직과 통합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