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 경영전략·리스크 담당 전문가들이 3년 이내에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핵심 리스크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침체였다. 시스템리스크는 특정 금융기관의 지급불능 상태가 다른 금융기관에 영향을 미쳐 연쇄적인 지급불능 상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기관 및 금융시장 참가자로부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핵심 리스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년 이내에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5일부터 11일까지 국내 63개 금융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74명의 경영전략·리스크 담당 부서장과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5대 핵심 리스크로 △유럽 국가채무위기 심화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시장 침체 △중국경제 경착륙 △미국 경기회복 지연을 꼽았다. 6개월 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정치·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이 제외됐고, '부동산시장 침체'와 '미국 경기회복 지연'이 새로 포함됐다. 응답자들은 이 중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시장 침체를 "발생 확률이 높고 영향력이 큰 리스크"로 분류했다.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52.7%)은 "중기(1년에서 3년)에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특히 2명 중 1명(48.6%)은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중기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후했다. 39.2%가 "향후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높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낮다"는 응답은 16.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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