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람 기자

회사 매각에 따른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겪어 왔던 사무금융노조 ING생명보험지부(지부장 이기철)가 31일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파업을 무기한 지속할 방침이다.

지부는 이날 “조합원들의 고용안정 요구에 귀를 닫고 있는 사측에 맞서기 위해 전체 조합원들이 참여한 전면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네덜란드 ING그룹은 지난 2008년 지원받은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ING생명 아시아법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ING생명 한국법인은 "매각 과정에 노조의 의사를 반영하고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인수자와 인위적인 인력감축과 점포 폐쇄 등을 금지하는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라"는 지부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부는 6월2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사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이 결렬됐다. 지부는 지난 13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90%에 달하는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ING생명 본사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언했다. 출정식에는 휴가자·육아 휴직자 등을 제외한 조합원 600여명이 참가했다.

지부는 파업 결의문을 통해 △전 조합원이 단결해 고용안정 쟁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 없는 노동공동체 가치 실현 △왜곡된 회사 역사 정리를 통한 희망일터 만들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출정식을 마치고 강원도 평창의 모처로 이동했다. 지부는 이곳에서 ING생명 한국법인의 매각 과정과 사측의 대응을 주시하며 향후 투쟁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기철 지부장은 “노조의 파업 방침에도 사측의 대화 시도나 입장 재고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며 "총력투쟁으로 고용안정을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ING생명 한국법인 입찰에는 KB금융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AIA생명이 ING생명의 아시아법인을 통째로 사들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