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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회사 저임금 사무직 노동자들의 권리최영주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경남사무소)
최영주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경남사무소)

버스회사에는 운전기사 노동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차·심사·경리업무를 하는 노동자 같은 일종의 사무관리직 노동자들도 있다. 버스회사 노동조합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대부분 버스기사들만으로 구성돼 있다. 경전여객이라는 버스회사에 아주 드물게 사무직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회사에서는 "이게 뭔 일인가" 하고 난리가 났다. 결국 노조 핵심간부가 해고되는 일이 벌어졌다. 노조간부가 전보를 거부하자 해고한 것이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전보와 해고에 대해 모두 기각판정을 내렸다.

누구나 노동조합을 만들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노동자들 역시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수준에 5년간 임금이 동결됐고, 비인간적인 대우로 고통받았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남성에게는 청소도 못하게 했다. 청소는 무조건 여자들이 해야 한다는 그야말로 봉건적인 사업장이었다.

운영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경전여객과 동일익스프레스(주)·GMS원당산업(주) 등 3개 회사가 있는데, 모두 경전여객 대표이사가 운영하고 있다. 실제 3개 회사의 회계재정·경리·인사노무 등 주요 업무는 경전여객 내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다.

경전여객 대표이사는 "서울대 운동권 출신"이라며 스스로를 양심적 기업인, 직원에게 잘해 주는 기업인으로 포장하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정작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을 주면서 일을 시켰다. 버스운전기사들은 매년 임금이 인상됐지만 사무관리직들은 5년 동안 한 푼도 인상되지 않았다. 사무관리직 중 과장·차장·부장 등 상급직들은 자신들도 임금이 인상되지 않았으니 같이 참자고 했다. 하지만 노조활동을 하면서 확인해 보니 부장·차장급들은 월급명세서상으로만 임금이 안 오르고 실제로 별도로 현금이나 월급여를 지급받고 있었다. 5년 내내 그렇게 해 온 사실을 알게 된 조합원들은 분노했다. 양심적이라던 사장이 20대·30대 여성노동자를 포함한 젊은 노동자들을 착취해 온 것이다.

노조를 만들고 처음 한 일은 "최저임금법을 위반했으니 밀린 임금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학생운동을 했다는 사장은 처음에는 신사적인 척하더니 결국은 노동지청까지 가서야 어쩔 수 없이 체불된 임금을 지급했다. 그래 놓고는 바로 점심식사 제공을 중단했다. 휴게시간 사용도 통제하고 감시했다. 본격적으로 노조를 탄압하기 시작하면서 지회 조직쟁의부장을 전보한 데 이어 곧바로 해고했다.

처음에는 버스운전기사노동조합과 별도로 교섭단위를 분리하자던 사장은 태도를 돌변해 교섭단위분리도 반대했다. 버스운전기사노조는 한 번도 사무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심을 갖지 않더니 교섭단위 분리에서도 여전히 회사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결국 과반수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됐다. 사무노동자 노조인 경전지회는 교섭권을 빼앗겼다. 지회 조직쟁의부장 해고, 교섭창구 단일화, 회사의 감시통제 과정에서 조합원 3분의 1이 지회를 탈퇴했다.

이번에 해고된 조직쟁의부장의 소속은 동일익스프레스로 돼 있지만 입사 후부터 최근까지 경전여객 업무를 주로 맡았다. 근무도 경전여객 사무실에서 해 왔는데 노조를 만들고 활동하자 갑자기 함안에 있는 동일익스프레스로 전보시켰다. 이유는 함안에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인원부족이라고는 했지만 함안에 있는 동일익스프레스 직원들은 함안농어촌버스일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배회사인 경전여객의 업무를 도맡아 했다. 더구나 여직원 4명은 출근도 안하고 월급만 받아 갔다. 인원부족이라는 전보 이유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4명의 여직원은 경전여객 차장들의 부인이었다. 즉 함안군이 함안농어촌 버스운행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을 주는데, 함안군에서 아무 관계 없는 경전여객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여직원 4명에게는 일도 안 시키고 월급을 주면서 국민의 세금인 보조금을 거짓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전여객과 동일익스프레스는 모두 지방자치단체로부터 1년에 20억~30억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이렇게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으며 정작 최저임금법도 안 지키고 노동법상 권리도 뺏는 업체는 대중교통이라는 공익사업을 할 자격이 없다. 이번 전보·해고 조치는 결국 노조간부를 주요사업장에서 내보내거나 해고해 노조 자체를 없애려는 의도다. 비록 지금은 힘들고 조합원이 적지만 경전여객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끈질기게 대응하고 있다. 노동조합도 지켜 내고 해고자 복직도 이루기를 기원하며 함께할 것이다.

최영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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