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KB금융이 우리금융(우리은행) 인수 의향을 밝힌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빅4’ 시중은행 노조들이 공동대응에 나선다. 실제 인수가 이뤄질 경우 다른 지주사에까지 영향을 미쳐 인수합병 도미노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 금융권 노동계에 따르면 금융노조 지주사노조협의회(의장 박병권)는 최근 KB금융의 우리은행 인수 움직임이 감지되자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주사노조협의회는 지주사 방식으로 운영되는 4개 시중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 노조로 구성돼 있다.

이들 노조가 공동대응에 나선 이유는 KB금융의 우리은행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다른 금융지주사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KB국민은행-우리은행과 체급을 맞추기 위해 경쟁적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노동계는 KB금융의 우리은행 인수가 성사되면 향후 하나은행-신한은행 통합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주사노조협의회는 “만약 KB금융이 우리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그 여파는 다른 시중은행에 까지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막지 않으면 연쇄적으로 은행권에 합병 바람이 부는 등 금융계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4개 시중은행 노조 위원장들은 12일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동에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권 의장(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노조별 온도차는 있지만 KB금융의 우리은행 인수를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룬 상황”이라며 “4개 시중은행 노조는 한 곳의 인수합병이 곧 다른 곳의 인수합병이라는 인식하에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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