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우리금융그룹 인수에 관심을 보이자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병권)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부는 이달 30일로 예정된 상급단체의 총파업 투쟁에 적극 결합하기로 했다.

지부는 1일 “어윤대 회장 등 KB금융 경영진이 기존의 입장을 되돌려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파업 등 총력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을 바라보는 KB금융 경영진의 태도가 달라졌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2010년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시도할 때부터 일관되게 인수설을 부인해 왔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부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이 최근 박병권 위원장을 찾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금융 인수의향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와 노조 우리은행지부는 지난달 18일 간담회를 갖고 금융노조 내에 조직된 ‘우리금융 졸속 민영화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중심으로 KB금융-우리금융 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공동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지부와 KB국민카드노조·KB부동산신탁노조 등과 함께 ‘KB금융그룹노동조합협의회’를 발족했다. 지부는 해당 조직을 기반으로 우리금융 인수 저지의 당위성을 그룹 전체 노동자들에게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지부는 특히 5일 전국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한다. 지부는 이날 대회를 통해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한 내용을 조합원 대표들과 공유하고, 이달 11일로 예정된 금융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박병권 위원장은 “민병덕 은행장이 점포 통폐합이나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인수합병에 구조조정이 동반되는 것은 상식”이라며 “경영진이 우리금융 인수 의향을 접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내부 분위기를 독려해 금융노조와 함께 이달 말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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