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병권) 등 KB금융그룹을 모회사로 둔 노조들이 경영진의 메가뱅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들은 협의회를 통해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 노조 설립을 지원하는 등 연대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지부와 KB국민카드노조·KB부동산신탁노조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KB금융그룹노조 협의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서울 남대문로 KB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KB금융지주가 사전에 집회를 신고해 놓는 바람에 장소를 옮겨 치러졌다.

박병권 위원장은 “오늘은 KB금융지주 산하 노조들이 공동조직을 통해 한 줌도 안 되는 외부세력으로 채워진 경영진에 맞서기 시작한 의미 깊은 날”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많은 은행들이 사리지고 지주사 체제로 바뀌는 등 급변하는 외부환경 속에서 연대하고 단결해 스스로를 지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금융에 관심이 없다던 어윤대 회장이 최근 들어 연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며 “독립경영과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사탕발림에 우리 노동자들은 절대로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강현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금융당국은 외환위기 때처럼 서너 개 은행만 남기고, 지주사 회장을 PK 라인으로 만드는 것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이번주와 다음주 사이에 금융노동자 전체의 투쟁력을 끌어모으고, 7월 말 총파업에서 우리가 얼마나 메가뱅크를 반대하고 있는지 보여 주자”고 말했다.

한편 이들 노조는 이날 협의회를 출범하며 향후 조직운영에 관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협의회는 결의문에서 △국민에게 사랑받는 그룹을 만들기 위한 독선적인 경영행위 감시 △지주사의 메가뱅크 기도에 결사 반대 △조직문화를 말살하는 개인 성과주의 도입 차단 △계열사 노동조합 설립 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KB금융그룹을 모회사로 둔 10개의 회사 중 노조가 설립된 곳은 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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