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노조가 "매각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무금융노조 ING생명보험지부(지부장 이기철)는 12일 “사측이 노조를 무시한 채 이대로 매각작업을 강행할 경우 매각 자체에 반대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부에 따르면 ING생명은 지난 1월 매각주간사(JP모간·골드만삭스)를 선정한 뒤 회사 매각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ING생명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ING그룹의 자회사다. ING그룹은 2008년 은행부문 부실로 16조원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지부는 “한국법인의 경우 해마다 뛰어난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구제금융을 되갚기 위한 본사 차원의 방침이 정해져 매각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부는 사측에게 본사의 지침을 되돌릴 권한이 없고, 사업장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매각 자체에는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매각 과정 일체가 노조를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부는 “올해 초 사측이 노조의 참여를 통해 투명하게 매각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최소한의 고용안정을 보장받기 위해 사측에 지속적으로 정보공유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한국 경영진을 상대로 한 투쟁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향후 ING그룹에 노조의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기철 지부장은 “소유주가 누구냐에 따라 노동환경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자가 매각 관련 정보 공유와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지금과 같은 밀실매각이 지속된다면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NG생명은 지난달 KB금융지주와 대한생명을 예비후보자로 선정했다.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다. 다음달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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