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중인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 조합원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MBC본부가 지금의 투쟁기조를 이어 가기로 했다. 연대투쟁을 했던 KBS본부가 지난 11일 현장에 복귀했지만 MBC본부는 이와는 상관없이 파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영하 본부장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들에게 김재철 사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당장은 대국민 여론재판에 붙이겠다는 것이 투쟁 목표"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김재철 사장 퇴진은 노조의 투쟁 슬로건"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김 사장의 퇴진 없이 그냥 파업을 접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용마 본부 홍보국장은 "총파업을 하면서 공영방송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었는데 이것은 따로 가는 문제가 아니다"며 "김재철 퇴진이냐 아니냐 자체에는 의미가 없고, 중요한 것은 공영방송 정상화인데 그것을 위한 첫번째 과제가 김재철 퇴진"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130일 넘게 파업을 이어 갈 수 있는 것은 현 집행부가 잘해서가 아니라 조합원에게 분노라는 동력을 제공하는 사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C본부의 파업은 이날로 135일째에 접어들었다. 회사는 지난 11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조합원 34명에게 대기발령을 내렸다. 1차 대기발령을 포함해 대기발령자가 69명으로 늘었다. 특히 2차 대기발령 대상자에는 올해 초 입사한 경력사원 11명 중 9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파업에 참여해 왔다. 회사측 간부는 "노조는 대기발령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회사는 파업이 끝나면 모두 해고시킨다는 입장"이라며 "경력직들을 본보기로 해고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1월30일 파업에 들어간 뒤 박성호 기자회 회장을 해고하고 파업동력이 꺼질만 하면 해고와 징계를 했다"며 "(사측은) 대화 의지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정 본부장은 업무에 복귀한 KBS와 비교하며 "상황이 너무 다르다"며 "노조가 일방적으로 아무리 센 의지를 가져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인규 KBS 사장이 KBS본부에 거듭 대화를 요청한 것과 달리 김재철 사장은 대화요청을 하지 않았다.

한편 본부에 따르면 검찰은 회사가 본부 집행부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이번주까지 사건을 송치하라고 경찰에 지휘를 내렸다. 경찰은 불구속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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