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와 체결한 경영개선계획 이행약정서(MOU)를 두고 농협중앙회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기습적으로 천막농성장 철거를 시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노조 농협중앙회지부(위원장 허권)는 11일 “사측이 노조 내부행사와 허권 위원장 등 노조간부들의 부재를 틈타 투쟁 구조물 철거를 시도하는 치졸한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10일 오후 5시께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본점 입구 오른쪽에 설치돼 있던 천막농성장 2동과 1층 로비에 있던 단식농성장을 철거했다.

철거는 사전예고 없이 진행됐으며 약 50여명의 외부 용역직원과 20여명의 농협중앙회 인사부 직원들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농성장에는 주말을 맞아 2명의 간부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허권 위원장과 나동원 NH농협중앙회노조 위원장이 단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고, 오늘(11일)부터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분회장 노동교육으로 대다수의 노조간부들이 현장에 없을 것으로 보고 기습적으로 철거를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의 지부 간부들은 전날 소식을 접하고 문경 현지로 출근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본점을 찾아 투쟁 구조물 재설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전날 철거에 동원된 외부 용역직원들이 다시 등장해 지부간부들에게 폭언과 신체적 위협을 가했다. 지부는 "간이집회를 벌이고 있던 1천여명의 조합원들이 용역들을 막아 본점 입구 우측에 농성장 하나를 겨우 설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부는 이날 오전 농협중앙회에 긴급대화를 요청하는 문서를 보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사측은 공문을 통해 “천막농성과 무분별한 선전물 부착 등 노조의 불법적인 단체행동에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상흠 지부 노사대책실장은 “조합원들이 사내통신망을 통해 사측의 용역깡패 동원에 엄청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이 조합원들의 투쟁의욕에 불을 붙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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