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김문호)가 사용자단체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올해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 산하 농협중앙회지부의 경영개선계획 이행약정서(MOU) 철회 투쟁과 연계한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는 10일 “수차례 교섭시도에도 주요 요구안에 대한 사측의 태도가 요지부동이어서 김문호 위원장이 교섭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8일 오후 은행연합회에서 대표단교섭을 진행했다. 당초 이번 교섭은 사측의 약속에 따라 노조 요구안에 대한 사측의 구체적인 입장과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노조의 기대와 달리 사측은 협상장에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노조의 주요 요구 중 하나인 근무시간 정상화와 관련해 사측은 “외부기관에 조사를 맡기고 그 결과에 따라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앞선 대표단교섭에서 밝힌 "노사공동 사회공헌활동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2015년까지 비정규직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자는 요구에도 난색을 표하는 등 대부분의 사안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은 특히 노조가 지난 5일 공문을 통해 "농협 경영개선 이행약정 문제를 교섭 안건으로 추가하자"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수용 불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는 시급한 투쟁현안인 농협중앙회 MOU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고, 다른 요구안에 대해서도 진전이 없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교섭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12일 지부대표자회의와 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쟁의행위 등을 포함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중앙위의 의결이 이뤄지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나설 방침이다. 김문호 위원장은 “사측이 15차례의 교섭에도 납득할 만한 안을 내놓지 않았고, 추후 교섭일정을 잡자는 요구도 거부했다”며 “지부대표자들과 중앙위원들의 의견을 물어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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