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회노조

"경마산업을 국민이 함께하는 레저스포츠로 만들고 마사회를 사회공헌사업을 하는 곳으로 사회 인식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마사회가 국민에게 인정받는 영속적인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는 밀알이 되겠습니다."

정승기(44·사진) 한국마사회노조 위원장은 7일 오전 경기도 과천 경마공원에 있는 노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마사회노조는 지난달 30일 창립 42주년을 맞았다. 한국은 1922년부터 경마를 시작했다. 10년이 지나면 한국경마 100주년 시대를 맞는다.

하지만 정승기 위원장은 고민이 많았다. 다른 공기업과 달리 국민들이 마사회의 존재 목적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0월 취임한 정 위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조합원들과 함께 마사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공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우리 사회가 마사회를 보는 시각은 두 가지입니다. 세금과 각종 기금 출처로 이용하거나, 부정적인 사행산업을 하는 곳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경마산업에 대한 정부의 철학부재가 나은 결과입니다."

정 위원장은 경마산업을 사회공헌사업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마사회 경마수익금 매출액의 73%는 고객에게 환급된다. 또 마사회는 당기순이익 가운데 70%를 특별적립금으로 떼내는데, 이 중 80%는 축산발전기금으로 들어가고 20%는 농어촌복지사업에 쓰인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의 16%인 1조4천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납부했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규모와 맞먹는다. 기부금도 해마다 10억원씩 증액해 지난해 204억원을 집행했다. 그 밖에도 농어촌에 대한 특화된 사회공헌 활동·장애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청소년 정서장애 치료센터 건립 등 소외된 계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의 사회공헌팀을 사회공헌추진단으로 확대·개편해 사회공헌활동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홍콩 등 선진국에서는 경마산업이 전 국민이 즐기는 레저스포츠이자 기부산업으로 정착돼 있다"며 "한국 정부도 경마산업의 부정적인 부분은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부분은 확대해 국민들에게 경마산업이 친근한 사업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인사적체 해소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정 위원장은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정원이 감소해 승진기회가 줄어들고 인사적체가 악화되고 있다"며 "이를 임기 중에 해결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 또한 그의 목표다. 그간 마사회 회장은 경마산업에 대해 문외한인 국회의원이나 관료가 맡아 왔다. 정 위원장은 “영속적인 마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조의 위상을 강화해 경영권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공기업노조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올바른 경영방향을 제시하는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마산업에 대한 사회각계 각층의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경마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정부는 균형적으로 관리·감독을 하고, 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정책과 사업을 수행하고, 지자체는 각 현장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등 상생의 협력적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동반자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합원 앞에서 군림하고 선도하기보다는 진정성을 갖고 함께하는 정감 있는 친구·선배 ·후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움직일 줄 아는 동반자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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