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

전국공무원노조 해고자들이 2년 만에 또다시 거리로 나왔다. 올해만큼은 반드시 해고자 복직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안고 말이다. <매일노동뉴스>가 농성 이틀째를 맞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 농성장에서 정보훈(52·사진) 공무원노조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회복투) 위원장을 만났다.

이날 농성장에는 이호동 전해투 위원장 직무대행의 모습도 보였다. 발전노조 위원장 출신인 그는 공공운수노조·연맹해복투(공해투) 소속이다. 이번 농성은 회복투와 공해투의 연대농성으로 진행된다.

2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선 공무원 해고자

- 왜 해고됐나.

“8년 전인 2004년 11월에 공무원노조 청주시청지부 부지부장이었다. 당시 노사가 단체교섭을 타결했는데, 시장이 사인하겠다는 약속을 갑자기 지키지 않았다. 시장 집무실에 쳐들어가 항의했다. 집 앞까지 찾아갔다. 결국 징계해고를 당했다. 같은해 11월15일 노조 총파업을 막기 위해 본보기를 보이는 차원이었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해고였다.”

공무원노조는 2004년 11월15일 사상 최초의 공무원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에 놀란 정부는 400여명을 해고하는 대대적 탄압으로 노조를 압박했다. 이후에도 매년 해고가 이어졌다. 재판을 거쳐 돌아간 해고자를 제외하면 현재 해고자들은 138명이다.

- 해고자들은 그동안 어떻게 생활해 왔나.

“복직투쟁을 위해 노조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싸웠다. 물론 개인적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았다. 심리치료를 받거나 불면증으로 고생했다. 그새 돌아가신 분도 있고, 현재 암으로 투병하는 해고자도 있다.”

- 2010년 11월과 같은 장소에서 농성을 시작했는데.

“당시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노조 관련 해직·징계 처분을 받은 공무원 복권에 관한 특별법(해직공무원 복권 특별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됐다. 해당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이듬해 4월까지 한겨울을 나며 농성을 했다.”

- 18대 국회가 끝나면서 특별법은 자동폐기됐다.

“실망감이 컸다. 조금은 기대했는데 말이다.”

- 19대 국회 개원에 맞춰 다시 거리로 나왔는데. 이번엔 얼마나 기대하나.

“국회의원들에게 ‘여기 해고자들이 있다’고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농성을 비롯해 새누리당·청와대·행정안전부·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19대 국회는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

- 지난 총선에서 여대야소가 됐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총선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복직을 쟁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연말에 대선도 있지 않나. 후회 없이 싸울 것이다.”

- 공공부문 해고자들과 연대농성을 하고 있는데.

“공공부문 해고자 역시 국회가 해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복직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공무원·공공기관 해고자들이 함께 농성을 하게 됐다.”

- 정부는 여전히 공무원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나.

“정부는 노조설립이 신고제임에도 허가제로 바꿔 버렸다. 공무원노조는 이른바 철밥통을 깨고 공직사회 부패청산과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출범했다. 해고자가 복직해야 미래도 있는 것이다. 정부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조합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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