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대표 선거가 9일 치러지는 가운데 금융노조(위원장 김문호)가 한국노총의 김한길 후보 지지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7일 “한국노총의 지지후보 결정은 절차적인 정당성을 배반한 행동인 만큼 반드시 이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각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거친 끝에 김한길 후보가 적합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한국노총이 정치위원회나 산별대표자 회의 등 공식적인 의사결정기구를 거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한국노총이 보도자료에서 “20여명의 대표자와 간담회를 열고 각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거친 끝에 김한길 후보가 적합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조 관계자는 “참석자 중 산별대표자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이용득 위원장만이 유일하게 김한길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머지 참석자들은 이를 지켜만 보다 간담회 장소를 떠났는데도 마치 참석자들이 김한길 후보 지지에 동조한 것처럼 나왔다”며 “한국노총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노총의 정치방침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조합원들에게 정치적 입장을 왜곡해 조직 내 분열을 키운 것에 대해 국민과 조합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이용득 위원장이 지지후보를 결정하면서 산별대표자 누구에게도 의사를 묻지 않았다”며 “민주통합당의 한 축인 한국노총이 스스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는 것이 간담회에서 지지의사가 결정된 것으로 와전된 것 같다"며 "정기대의원대회가 무산되는 등 조직 내부 분위기가 여의치 않고, 당대표 선출 시일이 급박하다 보니 간담회로 대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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