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들의 건강상태가 현직노동자보다 3∼5배 이상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동래백병원 강동묵 교수(산업의학과)가 지난해 1년이상 장기 실업상태인 창원지역 3개회사 생산직 노동자 124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일반노동자보다 훨씬 높은 수치의 유병률을 보였다.

이에 따르면 고혈압, 고지혈증 등 순환기 질환의 경우 일반노동자(노동부 발표, 98년 근로자 일반건강진단)가 2.61%의 유병률을 보인 반면 실직자는 8.1%로 3.1배가 높다. 간장질환 등 소화기 질환은 3.07%인데 반해 14.6%로 4.8배, 당뇨 등 내분비 질환은 1.02%인데 반해 4.0%로 3.9배,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은 0.17%인데 반해 0.8%로 4.7배가 일반노동자보다 실직자가 훨씬 높았다.(표 참조)

이같은 사정은 다른 실직자의 건강수준과 관련한 삶의 질, 생활상태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자 136명, 현직노동자 2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직노동자의 77.4%가 규칙적 식사를 하는데 반해, 66.2%의 실직자가 하지 못하고 있고, 흡연습관 변화와 관련 현직노동자 30.7% 흡연이 늘어난 데 반해 실직자는 50.4%가 증가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실직자 115명, 현직자 243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경제·직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현직자 73.1%인데 반해 실직자는 150.8%, 가족간의 갈등·불화의 경우 현직자가 10.3%인데 반해 실직자는 31.1%로 훨씬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강동묵 교수는 "장기적인 실업상태는 가정의 도산뿐 아니라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한다"며 "실직자들의 건강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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