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 제101차 총회 본회의가 6일 오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 노사정 대표 가운데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김영배 한국경총 부회장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7일과 11일에 각각 연설을 할 예정이다.

ILO는 이번 총회에서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이 제출한 '사회정의의 새로운 시대(A new era of social justice)' 보고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보고서는 사회 불평등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성장 위주의 정책이 성장 혜택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지난해 100차 총회에 제출했던 보고서를 이번 총회에 다시 제출했다. 각국 노사정 대표자도 이에 맞춰 기조연설을 한다. 이채필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백성은 가난한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을 걱정한다'(불환빈 환불균·논어 계씨편)는 말을 인용해 공정사회를 강조했다. 이 장관은 "대부분의 문제는 공정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격차에서 나타난다"며 "이러한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일하는 사람 간의 격차 해소는 일터에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고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자영업자 고용보험 적용 △택배·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고용직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등 격차 해소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한국 정부의 정책을 소개했다.

지난달 30일 시작돼 이달 14일 끝나는 ILO 총회에서는 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보장제도 확대와 핵심노동권 보장 등 사회안전망 강화가 주요 의제로 상정됐다. 세계 경제위기로 청년실업 문제가 세계 각국의 심각한 사회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ILO 관계자는 "청년실업 의제는 지난해 총회에서 올해 특별의제로 채택됐지만 사실상 이번 총회의 핵심 이슈"라며 "그만큼 세계적으로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채필 장관은 ILO 본회의에 참석한 후 ‘고용시장의 기적’이라고 평가받는 독일의 노동시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7일 독일 연방노동사회부를 방문한다. 8일에는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공장인 폭스바겐을 찾아 교대제 현황과 노동시간 관리방식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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