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시 소재 도로상 맨홀에서 상수도 지리정보시스템 측량작업을 위해 내부로 내려가던 K씨가 산소결핍으로 쓰러지자 동료 작업자 두 명이 그를 구하러 들어갔다. 하지만 K씨는 현장에서 숨졌고, 동료 작업자들도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맨홀이나 상·하수 처리시설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3일 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일터에서 질식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17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작업 중 사망자는 144명이었고 재해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이는 27명이었다.

사고는 급격한 기온상승과 집중호우가 동반되는 6~8월 사이에 집중됐다. 전체 사망자의 43%인 73명이 이 기간에 사고를 당했다. 여름철에는 밀폐공간 내 미생물 번식이 증가해 유기물 부패로 인한 유독가스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밀폐공간 질식사고 위험이 높은 여름철을 맞아 6~8월을 질식사고 예방기간으로 정하고 산업현장에 위험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부와 공단은 질식사고 위험이 높은 정화조 청소대행업체와 폐수처리시설보유업체 등에 대한 안전교육을 함께 실시한다.

특히 공단은 △작업 중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 △환기 실시 △재해자 구조시 호흡용 보호장비 착용 등 밀폐공간 질식사고예방 등 3대 수칙을 작성했다. 공단은 산소농도측정기·공기호흡기 등 안전장비를 원하는 업체에 무상으로 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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