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이 3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노동계가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민주노총은 29일 이 장관 취임 1주년 평가자료를 내고 “노동시간단축은 이채필 장관이 취임 후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분야였지만 지난 22일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현 정권 임기 내에 추진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며 “포부는 화려했으나 사실상 의지가 박약한 결심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노동계는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노동부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행정해석을 내려왔다.

한국노총은 이 장관이 노동시간단축을 추진했다가 좌절된 것에 대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국노총은 “이제 와서 노동시간단축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앞으로도 계속해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양대 노총은 이 장관 임기 1년 동안 “노사관계가 파탄났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노총은 “집단 노사관계에 있어 재앙과 후퇴의 시기였다”며 “전임자임금 지급금지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강제방안 실시로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은 법률과 행정조치에 따라 철저히 유린됐다”고 비난했다. 한국노총은 “노동부는 산하 지청을 통해 개별노사가 자율적으로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해 개정하고 시정결과를 제출하라고 강제하고 있다”며 “전두환 정권 때도 자행되지 않았던 노조탄압 행태”라고 강조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동시간단축 관련 언급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그러나 결과는 노동 3권의 후퇴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이채필 장관 임기 1년은 노정관계 파탄의 세월이었다”며 “노동부가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산업평화를 파탄 내는 주범으로 역할한다면 차라리 노동부 간판을 내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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