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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기 금속노조 현대제철 대표지회장] "3개 공장 통합, 이젠 사용자 갈라치기 안 통해요"
▲ 금속노조

하나의 회사 세 개의 공장, 두 개의 노조가 한 식구가 됐다. 6년간 반목하고 지낸 세월이 있어 서먹서먹하고 허물이 없지는 않지만 금속노조라는 큰 울타리에서 하나가 됐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지난 2006년 기업지부 설립을 조건으로 금속노조 가입을 결정하고 관망했던 현대제철노조 조합원 3천400명의 이야기다. 이들은 이달부터 금속노조에 조합비를 납부한다. 노조는 지난달 5~6일 '금속노조 복무 결정 조합원 총회'를 열어 83.7%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올해 처음으로 3개 공장 공동교섭을 추진한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4일 오후 인천 현대제철지회 사무실에서 문상기(51·사진) 대표지회장을 만났다.

- 올해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를 보면 2006년 투표 때보다 찬성률이 훨씬 높다. 지난 6년간 무엇이 변한 건가.

"2006년 7월 실시했던 산별노조 전환 찬반투표는 68.3%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올해 4월 진행한 조합원 투표는 84%에 가까웠다.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가운데 산별전환 찬성률이 이렇게 높았던 적이 없었다고 한다.

조합원의 정서가 달라졌다. 최근 2~3년 새 기업별노조로 한 지붕에 있었던 인천공장과 포항공장, 금속노조 소속 현대제철지회로 있었던 당진공장 조합원들 사이에서 '교섭해 보니 서로 다를 게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지난해 노조 임원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세 후보 모두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였다."

- 통합 과정에서 걸림돌은 없었나.

"지난해 10월1일 위원장 업무를 개시하고 같은달 3일 당진공장으로 내려갔다. 큰 틀에서 금속노조와 같이 하는 것이 핵심과제라는 생각을 견지하고 있었다. 가서 '반목을 접고 같이 해 보자'고 말했다. 그때부터 물꼬가 트였다. 당진공장에 방문했을 때 처음에는 냉랭했다. 현대제철노조의 오랜 경륜에 비하면 6년이라는 시간은 짧다. 그러나 (당진공장과) 감정의 골이 깊었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서로 간 안 보이는 갈등이 존재한다.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노조법에 따라 올해 7월부터 병존노조도 창구단일화 대상이 됐다. 금속노조 복무 결정 조합원 총회를 연 이유가 혹시 창구단일화 때문인가.

"창구단일화 때문에 쫓겨서 결정한 건 아니다.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 올해 3개 공장이 공동교섭을 한다. 통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 같나.

"회사는 하나인데 두 개 노조가 개별교섭을 하다 보니 폐해가 컸다. 교섭 결과물은 대동소이한데 각 노조 집행부 간의 질시가 심했다. 그런 폐단을 없애야 겠다고 결심했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요구가 많았다. 교섭을 같이 하라는 목소리였다. 노조를 하나로 묶어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

인천공장 조합원들은 한보철강을 인수하고 강원산업과 합병해 지금의 현대제철이 만들어진 만큼 모태는 인천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당진공장에 7조원에 이르는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다 보니 뭔가 허전하다고 느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통합의 효과라고 생각한다."

- 통합 이후 임단협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회사가 상견례에 불참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통합 이전에 시기를 저울질했다. 임단협 전이냐 이후냐를 놓고 지도부가 고심한 끝에 어차피 해야할 일이면 임단협 전에 마무리해서 3개 공장 공동교섭·공동투쟁으로 마무리하자고 결정했다.

당진공장에서는 지난달 2일 사측에 교섭요청을 했고, 인천공장과 포항공장도 같은달 28일 교섭 요구를 했다. 그런데 회사가 이달 8일 공문을 통해 노조법을 들먹이며 창구단일화 절차가 개시되지 않아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교섭요구 사실 공고 등 12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측의 주장이다."

- 올해 교섭의 쟁점을 꼽는다면.

"100여개 가까운 조항을 재개정해야 할 정도로 방대하다. 조항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다. 임금·근무시간 등 어느 하나 걸리지 않는 게 없다. 현재 4조3교대인데 5조3교대로 근무형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발암물질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에도 착수했다."

- 금속노조가 7월 초 파업을 결의한 상태인데.

"자체적으로 공동교섭단 구성까지 어려움이 있어 일정이 늦춰진 게 걱정이기는 하다. 그래도 현대-기아차 공투시기에 집중하는 데 무리는 없다고 본다. 규모가 적다고 투쟁력까지 약한 것은 아니다."

- 현대제철이 금속노조로 가면서 현대차그룹사는 물론 철강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현대제철이 철강업계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이다 보니 업계에서 관심이 많다. 금속노조 철강분과 차원에서 올해 발암물질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노조가 있는 현대 계열사 14곳 가운데 현대제철노조와 비엔지스틸노조만 기업별로 있었다. 최근 비엔지스틸노조가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산별교섭으로 끌어내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깝다. 산별정신이 갖는 투쟁 목표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아쉽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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