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택시노조

"못다 한 투쟁의 소임을 완수해 저임금 장시간 노동이 고착화된 택시산업 구조에 파열구를 내겠습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택시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 마지막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구수영(53·사진) 민주택시노조 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성동구 마장동 노조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법제화하고 운송비용 부담을 철폐해 택시노동자의 숙원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이달 3일부터 4일까지 실시된 6기 임원선거에서 86.9%의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구 위원장의 임기는 2015년 5월까지다.

구 위원장은 "4선으로 출마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마지막으로 봉사해 달라는 조직적 요청을 거부할 수 없었다"며 "조합원들이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 만큼 현안 해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택시노동자들은 하루 11~14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사업장이 허다하다. 게다가 LPG가격마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구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LPG 가격 인하·운송비 부담 철폐에 따른 생활임금 보장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교통기본법 제정 △택시감차 구조개혁 △택시노동자 고용안정 및 복지확충 실현 △현장 소통 및 지역본부 역량 강화 △재정혁신 △산별교섭·산별투쟁 실현을 공약했다. 그는 특히 교통기본법과 운송비 전액 회사 관리제 입법, LPG 가격안정화를 임기 중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구 위원장은 "택시감차 구조개혁 실패 등 정부의 잘못된 산업정책으로 택시산업이 사양화 길로 치닫고 있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정권교체기에 적극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택시산업 개혁 입법안을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주택시노조·전국택시노조연맹·개인택시사업조합연합회·법인택시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는 다음달 20일 서울시내에서 (가칭)‘택시생존권 사수를 위한 대규모 총궐기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들 4개 단체가 택시업계 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위원장은 "더 이상 내몰릴 곳이 없다는 절박함에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며 "6월 대회를 통해 택시업계의 절박함을 사회적으로 알려 내고 10월에도 대규모 집회를 개최해 정치권으로부터 택시산업을 위한 대안과 확약을 받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 중집 안건으로 상정된 가맹 승인건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6월 공공운수노조로의 산별전환과 민주택시연맹 건설 두 가지 안건을 놓고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해 연맹 건설을 가결했다. 이후 민주노총에 가맹신청을 했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구 위원장은 “한 조직의 미래는 외부 조직이 아닌 조합원들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며 “노조 설립도 관청에 신고를 하면 3일 이내에 신고증이 나오는데 민주노총의 규약을 위반한 것이 아님에도 조직 내 절차적 민주주의로 인해 아직까지 가맹 승인이 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구 위원장은 ‘해불양수’의 리더십을 가진 위원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바다가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루는 것처럼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하겠다"며 "조합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투쟁하는 위원장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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