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서비스연맹은 상반기 사업을 정치방침에 올인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지만 언제고 정치가 우리를 크게 도와준 적이 있었습니까. 이제는 전열을 재정비하고 민주노총 총파업을 성사시켜야 할 때입니다.”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연맹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강규혁(44·사진)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선에 올인했는데…"

연맹은 상반기 사업을 총선에 올인했다. 입법 권력을 바꿔야 연맹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맹의 핵심의제는 △유통산업특별법 제정 △감정노동 산재인정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쟁취 △호텔 불법파견 금지 등이다.

강 위원장은 “19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형성되면 연맹의 핵심의제를 관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조합원들의 요구가 현실화됐을 때 조합원들의 자신감이 올라가고 이는 조직의 확대·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올해 2월부터 통합진보당 당원가입 사업을 벌였다. 단시간에 조합원 2천500명이 통합진보당에 가입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총선 결과는 실망스러웠고 최근 통합진보당 사태는 향후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었다. 강 위원장은 “연맹 전체 조합원으로 보면 20%이지만 화장품업종에서는 70%가 통합진보당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대형유통매장의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유통산업 특별법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통합진보당의 교섭단체 구성도, 여소야대 국회도 이뤄지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총선 이후 패닉상태에서 삼일 밤낮을 술만 먹었다고 했다. 그는 “총선 결과가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고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 현실이 됐다”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조합원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밟히고 절망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민주노총 중심으로 재정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9대 국회서 유통산업특별법 통과 노력”

민주노총은 다음달 29일 경고파업을 벌이고 8월 말 총파업에 들어간다. 서비스연맹도 파업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강 위원장은 “서비스산업 특성상 파업이 어려운 점도 있다”면서도 “어렵다고 안 할 게 아니라 연맹에 맞는 방식으로 총파업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다음달 백화점 휴점일에 맞춰 감정노동 산재인정과 유통업종 영업시간 규제를 위한 1천명 규모의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29일과 8월 마지막주를 총파업기간으로 정해 조합원의 10%인 1천200명 이상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연맹은 다음주부터 한 달간 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전국 순회간담회를 진행한다.

강 위원장은 “18대 국회에서 유통산업 특별법을 발의했던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과 은수미 당선자 등 야당 의원을 주축으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공익적 효과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 여론을 형성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별법은 여성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보호뿐만 아니라 중소·영세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 에너지 과소비 절제와 환경보호 등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다. 강 위원장은 "특별법 통과가 어려울 경우 유통업 종사 노동자들이 파업을 걸고 투쟁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노동자 처우개선 이룰 것”

"모든 매장이 똑같이 매주 일요일 쉬고 매일 7시에 문을 닫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곧 안착될 겁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유통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도 쉬어야 한다는 의견이 80% 이상 나왔습니다. 서비스노동자들은 취약한 처우와 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 사회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습니다."

강 위원장은 “조직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각종 캠페인과 사업을 통해 씨앗을 뿌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조만간 싹이 트는 타이밍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함께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름을 극복하고 하나가 될 때 총파업이 성사되고 노동운동의 가치를 관철할 수 있지 않겠어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뭉쳐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앞당길 겁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