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ㆍMBCㆍYTN 등 파업 중인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열린 고양시 킨텍스 제2회의장 앞에서 '공정보도'와 '언론자유'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취재현장에 있어야 할 기자와 PD는 카메라와 마이크·펜을 내려놓고 피켓과 현수막을 들었다. 취재 대신 “언론장악 국정조사·청문회를 실시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15일 오후 새누리당 1차 전당대회가 열린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9홀 일대는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구호로 가득 찼다. 이날 파업 중인 MBC·KBS·YTN·국민일보·연합뉴스 노동자 1천여명은 제2전시장 로비를 가득 메운 채 "공정방송 훼손하는 낙하산 사장 물러가라", "언론장악 책임 있는 새누리당 사죄하라", "언론장악 진실규명 청문회를 약속하라"고 외쳤다. 이날 삼삼오오 모여 개별적으로 전당대회 행사장으로 들어온 조합원들은 기습적으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당원들이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로비 양쪽에 줄지어 서서 새누리당에 언론장악 국정조사와 낙하산 사장 퇴출을 요구했다.

국민일보 노동자들은 ‘종교권력 신문사유화,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고, MBC 노동자들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손팻말을 들었다. 주말 게릴라 파업을 벌이다 14일부터 2주간 전면파업에 들어간 YTN 노동자들은 "해직자는 일터로, 낙하산은 집으로"라는 구호를 외쳤다. 젊은 조합원부터 머리가 희끗한 고참 조합원까지 함께했다.

조합원들의 기습시위에 새누리당 당직자와 경호원들은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새누리당은 구호가 계속 이어지자 경찰 투입을 요청했다. 새누리당 일부 당원들은 "남의 행사장에 와서 이게 무슨 짓이냐", "시끄럽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언론 파업 100여일은 새누리당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외면한 시간”이라며 “오늘 선출되는 새 지도부조차 언론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권과 함께 언론장악의 공범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새누리당에 △낙하산 사장 퇴출 △국정조사·청문회 실시 △공영언론 지배구조 민주적 개편 △해직·징계 언론인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