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비례대표 부실·부정선거 논란과 폭력사태까지 발생한 통합진보당에 대해 “지지 철회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지를 철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통합진보당을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지지 철회와 집단탈당을 구분했다. 김 위원장은 “집단탈당은 조합원 개개인의 정치적 자유와 연관된 문제”라며 “당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당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실제로 전면적인 개입을 통해 당을 혁신하는 데 주체로 설 것인가에 대해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탈당을 '가장 소극적인 방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탈당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도 “그동안 진보정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당권파가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혁신비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당을 못하는 것”이라며 “중앙위가 물리적으로 봉쇄돼 있고, 당헌·당규에 따라 불가피하게 전자투표로 진행해서 당을 새롭게 하자는 건데 그것까지 부정하면 더 이상 해법이 없다”고 못 박았다. 당권파가 전자투표 의결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결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어 당원 총투표를 제안했던 이석기 당선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는 당원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게 아니고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공직자”라며 “당직자와 공직자를 구분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준호 전 공동대표에 대한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진보정당 역사상 총연맹·노동단체의 대표가 이렇게 폭행을 당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노동자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위원장은 당의 쇄신 수준에 대해 “당명부터 재창당 수준으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말 그대로 혁신,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나서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에도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과의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 문제의 핵심은 초심이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제3당 지위까지 갔는데 당권이든 국회의원이든 권력 때문에 초심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당에 헌신했던 노동자가 중심에 서지 못하고 정파들이 권력다툼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