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노조 MBC본부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사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MBC본부
김재철 MBC 사장의 재일동포 무용가 ㅈ아무개씨에 대한 지원이 확인된 것만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년 동안 MBC가 주최하거나 후원한 공연 가운데 무용가 ㅈ씨 관련 공연은 확인된 것만 27건"이라며 "MBC는 ㅈ씨에게 공연을 몰아주면서 적어도 20억3천만원이 넘는 돈을 ㅈ씨측에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20억원은 본부에서 확인한 16건에 대해서만 추산한 것이다.

ㅈ씨가 예술총감독과 안무·여우주연까지 맡은 '뮤지컬 이육사'의 경우 12억원의 제작비가 지원됐지만 실제 공연은 7일에 그쳤다. 유료 티켓판매 실적은 거의 없었다. 안동 공연은 전석, 서울 공연은 90% 이상이 무료 초대권으로 배부됐다. 해당 공연의 홍보대행 업무를 맡은 관계자는 "(기획사쪽에서) 거의 공짜로 해 달라고 해서 80만원으로 맞췄는데 노조가 12억원짜리 공연이라고 폭로한 것을 보고 황당했다"고 밝혔다. ㅈ씨측은 80만원 지급도 미루다가 본부가 처음 의혹을 제기한 지난달에야 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가 파악한 김재철 사장의 ㅈ씨 밀어주기 방법은 △턴키 방식으로 몰아주기 △제작비 부풀리기 △협찬금 받아 그대로 송금하기 등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2월 공연된 최승희 관련 행사에서는 MBC가 포스코에서 7천만원을 협찬금으로 받은 뒤 곧바로 ㅈ씨측에 입금했다.

정영하 본부장은 "프로그램 만드는 PD가 이런 비리를 저질렀다면 한 달 안에 잘렸을 것"이라며 "사장이라는 이유로 감사실에서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것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벌금에 그치지 않는 중범죄"라며 "이번주까지 회사가 내놓는 반응을 보고 이번주 안에 고소·고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우리 모두의 봄을 위하여2'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최근 제기된 무용가 J씨에 대해 세세히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J선생의 출연과 관련해서는 역량과 경험 등을 두루 고려해 예산계획에 의거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본부가 김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을 추적한 결과 2010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무용가 ㅈ씨 집 인근에서 사용한 것만 총 162회 2천5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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