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통합을 선언한 KBS노조(위원장 최재훈)와 언론노조 KBS계약직지부(지부장 김원석) 집행부가 동지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최재훈 위원장, 네 번째가 김원석 지부장. 조현미 기자
KBS노조(위원장 최재훈)와 언론노조 KBS계약직지부(지부장 김원석)가 통합했다.

두 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계단에서 본사 조합원 총회 겸 통합 출범식을 개최했다. 최재훈 위원장은 “우리는 해고와 분열이라는 아픔을 갖고 있지만 통합이라는 명약을 통해 상처를 치유해 가고 있다”며 “계약직지부 동지들이 해고될 때 함께 투쟁하지 못한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노조 사업장인 KBS에서는 올해 7월부터 교섭대표노조가 교섭권을 갖는다. 최 위원장은 “자본과 권력이 복수노조를 통해 바라는 것은 노조의 분열과 노동자의 행동·단결·교섭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단결과 통합만이 노동자가 따라야 할 유일한 지침”이라고 강조했다.

KBS 내 최대 노조인 KBS노조 조합원은 3천여명이다. 두 노조 간 통합으로 KBS노조에 가입하는 계약직지부 조합원은 103명이다.

KBS는 2009년 경영상의 이유로 430명의 비정규직을 해고했다. 일부는 자회사로 전적했고 전적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해고됐다. 2년 반 동안의 복직투쟁 끝에 지난해 8월 KBS노조와 회사가 노사협의회에서 해고된 계약직지부 조합원 복직에 합의했다. 지난해 말 해고자 29명이 복직했다.

김원석 지부장은 “복직투쟁이 쉽지 않았지만 KBS 내의 노조들과 같은 처지의 비정규직 연대단위들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투쟁할 수 있었다”며 “최재훈 위원장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의 통합이 KBS 지배구조 개선투쟁에 작지만 큰 힘이 되고, 우리나라 비정규직들에게도 신선한 기대가 되기를 바란다”며 “KBS 내에 나뉘어 있는 노조들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 아래 모두 모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기자와 PD를 중심으로 1천여명이 가입돼 있는 언론노조 KBS본부는 3월6일부터 김인규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징계철회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KBS노조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개정을 촉구하며 이달 4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에는 하루 200~3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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