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이달 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선언하자마자 농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FTA 찬반논쟁이 또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3일 오전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중FTA 협상을 개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2단계 구조로 FTA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한중FTA 협상은 단계별(모델리티) 협상구조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양국이 서로 개방하지 않는 '민감품목'에 합의한 후 초민간 품목과 일반민감 품목의 분류하는 2단계 협상으로 넘어간다. 단계별 협상은 마지막에 일괄 타결될 때까지 효력이 없다.

한중FTA 직격탄이 예상되는 농민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320만 농민들은 한중FTA 협상 개시를 바라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중국과의 FTA를 체결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농업과 농민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농수축산업연합 회원들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경제단체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중FTA는 기업들 입장에서 중국을 생산기지에서 소비시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영계에 따르면 철강·석유업계와 가전업계 관세인하 효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역시 FTA가 타결되면 중국시장에서 GM이나 폭스바겐 같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섬유업계는 수출보다 수입증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여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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