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련 23대 위원장 선거가 오는 10일 경기도 여주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기호 1번 김준영 후보(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 의장)과 기호 2번 김만재 후보(금속노련 수석부위원장)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준영 후보는 '검증된 20년, 일하는 위원장으로 선수교체론'을, 김만재 후보는 '23년 노동운동의 외길에서 보여 준 강한 책임감과 강력한 추진력'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29일과 30일 두 후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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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
김준영(43·사진) 후보는 "일하는 위원장, 일하는 집행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연맹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노총 최대 조직인 금속노련이 그에 걸맞은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2010년 타임오프와 2011년 복수노조가 시행되면서 현장이 각개격파 당하고 있을 때 연맹 지도부가 현장보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맹에서 채용한 전문직 동지가 하나 둘 떠나는 처참한 현실이 출마를 결심한 이유"라며 "출사표에 그런 내용을 넣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삭제를 요구해 검은색으로 칠해져 배포됐다"고 밝혔다.

- 지금의 연맹을 어떻게 진단하나. 출마한 이유는.

"산하조직 전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연맹은 공격적인 투쟁을 벌이고 동시에 방어진지를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전임자임금과 복수노조 관련해서 연맹은 선도적으로 싸우지 못했고, 현장에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연맹이 산하조직의 총회와 행사에 지원을 나가는 것은 기본적인 일인데도 이런 조직관리가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금 시기 연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일하는 위원장이다. 일하는 연맹을 만들겠다."

- 활동범위가 단위 사업장보다 한국노총 지역지부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는데.

"산별조직이 해야 할 일과 지역조직이 할 일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지역지부협의회 의장을 맡으면서 한국노총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빠져 본 적이 없다. 한국노총과 가장 가까이에서 정보를 나누고 정책을 마련해 왔다고 자부한다. 연맹의 정책생산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처럼 연맹이 어려운 시기에는 큰 사업장의 경험 많은 위원장이 나와 끌고 가는 것보다는 의견을 모으고 현장을 지원하는 위원장이 필요하다."

- 핵심적인 공약은 무엇인가.

"위원장 현장소환제를 실시하겠다. 현재 규약에도 대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를 강화하겠다. 과반 이상이 위원장에서 내려가라고 하면 그만두겠다. 취약한 지도력으로 임기를 채우는 것은 조직에 해악이다. 핵심 공약은 일하는 위원장·연맹을 만드는 것이다. 연맹의 수입은 연간 13억원이다. 지난해 결산내역을 보면 이 중 사업비는 20.3%밖에 안 된다. 10만 조직을 운영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위원장으로 당선되면 연맹에서 지급하는 파견전임자 임금을 받지 않고 사업비로 돌리겠다.

만병통치약은 조직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조직사업도 돈이 든다. 지역본부는 조직사업의 일선에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신규노조의 조합비 절반을 해당 본부에 보내 조직사업에 재투자할 것이다."

- 제조업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원하청 불공정거래 해결이 큰 쟁점이다. 구체적인 대책은.

"입법대응 TF팀을 구성하겠다. 연맹 주도의 법·제도 개선을 통해 전체 사업장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제조업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저하 금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노동시간 관련 법 개정시 우리가 가장 큰 목소리를 내야 할 부분이다. 또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없애려면 노조가 파업하듯이 중소기업도 납품거래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입법대응 TF팀이 전문가들과 함께 이런 아이디어를 이슈화하고 법과 제도로 만들 것이다."

- 상대후보와 어떤 점이 다른가.

"91년부터 노동운동에 몸담아 왔다. 부천노총에서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달린 다양한 사업을 만들었다. 상대후보가 갖고 있지 않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연맹을 일하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연맹의 인력과 재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위원장도 일선에 뛰어들어 탄력성 있는 조직으로 개편하겠다. 20여년간 축적된 의식과 경험을 연맹을 위해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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