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도시철도 해고자들이 26일 저녁 열린 현장 복귀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윤정 기자


서울도시철도공사 해고자들이 다음달 1일자로 복직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 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사가 해고자 복직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월 17명, 서울메트로는 지난 3월 16명의 해고자를 경력직으로 채용키로 약속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해고자 17명 가운데 이번에 복직되는 이는 12명이다. 남은 이들 가운데 1명은 지난 19일 행정법원서 부당해고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아직 복직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4명은 경력직 채용기준 미달을 이유로 내년으로 복직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위원장 정주남)가 지난 26일 저녁 서울시 용산구 철도웨딩홀에서 주최한 ‘해고자 현장 복귀식’ 현장은 뜨거웠다. 해고자 당사자들과 가족·조합원·상급단체와 연대단체에서 참석해 이들의 복직을 축하해 줬다.

정주남 위원장은 “해고자들이 복귀할 수 있게 된 것은 연대의 힘으로 가능했다”며 “노동자의 연대가 얼마나 위대하고 강력한지 느꼈고 가슴이 벅차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저 역시 궤도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해고자 복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지금도 쌍용차 정리해고에 이어 국립오페라합창단노조·언론노조 등에서 해고자가 나오고 있는 현실로서 해고 없는 세상을 위해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누구보다 해고자 당사자들의 심경이 벅차오르는 자리였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해고자들은 복직을 앞둔 이도, 미뤄진 이도 모두 함께였다. 길게는 12년에서 짧게는 1년 반의 해고기간을 함께했던 이들이다. 그간 해고자복직투쟁위원장을 맡아왔던 강효찬씨는 “해고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기쁨도 크지만 4명의 동지가 남아 미안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 복귀하면 노조와 조합원을 위해 힘을 모아 살맛나는 직장, 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그는 2004년 궤도 공동파업 당시 대의원과 파업사수대장을 맡아 해고됐다.

2001년 승무본부 대의원을 하다가 상사와의 마찰을 이유로 해고된 이열우씨는 “너무 오랫동안 해고돼 있다 보니 현장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도 “복수노조 시행 이후 현장상황이 어렵지만 돌아가면 노조 역할을 고민하며 잘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복직되지 못한 남은 해고자들도 진심을 다해 축하했다. 2009년 서울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발생한 감전사고 영상을 방송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윤승훈씨(현 노조 홍보선전국장)는 “지난 19일 행정법원서 부당해고로 승소했음에도 사측은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년6개월 해고기간 중 함께했던 해고자 동지들과 오늘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자리에는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노명우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김종민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공동위원장·김일웅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도 함께했다. 또 철도노조·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지하철노조·서울지하철노조 해고자들이 보낸 축하 플래카드로 도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서울메트로는 6월1일자로 16명 해고자 전원을 경력직 채용방식으로 복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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