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핵분열에너지를 이용해 증기를 발생시켜 터빈을 돌린다. 원자로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을 증기로 바꾸는 과정은 증기발생기라는 대형 장비가 담당한다. 증기발생기는 원전의 핵심장치이지만 '원전의 아킬레스건'으로도 불린다. 증기발생기 안에는 열을 전달하는 수천 개의 전열관(튜브)이 있는데 부식 등으로 인한 균열이 발생해 일정시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한다.

핵연료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관계로 중·저준위 폐기물로 분류돼 있지만 폐기 후 처리는 쉽지 않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은 증기발생기와 같은 원전폐기물을 임시로 저장하고 있다.

25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 등에서 받아 공개한 '국내 원전 대형폐기물 발생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생한 원전 대형폐기물은 6대에 이른다. 증기발생기가 5대, 압력관이 1대다. 이 중 98년 고리원전 1호기에서 폐기된 증기발생기의 경우 고리본부 제4방사성폐기물 저장고에 방치된 채 15년째 보관돼 있다.

주목할 것은 원전 대형폐기물이 계속 발생함에 따라 방사성폐기물 저장고 포화상태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발생된 원전 대형폐기물 6대에 이어 현재 교체계획이 완료된 대형폐기물도 4대가 추가된 상태다. 게다가 2016년까지 울진원전·영광원전·고리원전에서 총 7대의 대형폐기물이 추가로 발생할 계획이다.

원전 대형폐기물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부는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원전 대형폐기물이 발생한 지 15년이 다돼 가고 있고 2016년까지 17대로 늘어날 예정임에도 처분계획 및 처리대책이 전무한 것은 지식경제부와 한수원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처리규정을 마련하고 원전 대형폐기물 처리장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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