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시장경제질서 속에서 이윤만을 추구하는 일반기업과 또 다른 무언가를 가진 집단일까.

우리 사회에는 벌써 1천800여곳(인증 630곳·예비 1천200곳)의 사회적기업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5만5천여개의 사회적기업이 있는 영국에 비해서는 아직 미약하지만 어느덧 성장기에 들어선 것이다. 어떤 이들이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그들은 무엇을 추구하며 기업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사회적기업 21곳의 이야기를 담은 <세상 고쳐 쓰기>(부키 펴냄·사진)는 단순 수치가 아닌 사회적기업가들의 살아 있는 언어로 그 실태를 보여 준다.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소인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노숙인을 고용한 퀵·택배업체인 '빛나리퀵택배', 은둔 청소년과 음악 멘토링 사업을 수행하는 '유유자적살롱', 친환경 특허기술을 보유한 청소·세차 전문업체인 '두레마을'까지 제목 부제대로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는 사회적기업'이 이 책에 모두 모였다.

21개 기업은 유형별로 각각 '기업이 사람을 생각하다'·'기업이 지구를 생각하다'·'기업이 미래를 생각하다'는 파트로 묶였다. 미국 사회적기업 루비콘 프로그램의 릭 오브릭 대표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을 사회적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장애인 진단·치료·생활 지원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 '호미'의 강정배 대표는 책 속에서 "12명의 직원에게 월급을 줘야 하는 기업대표로서 돈에 대한 개념을 갖지 않을 수 없지만 아무래도 돈 안 되는 일에 자꾸만 치중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사회적기업은 이렇게 꿈과 현실, 그 중간 어디쯤에 놓여 있다. <세상 고쳐 쓰기>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하고, 꿈은 또 어떻게 이뤄 나갔는지 혹은 나갈지를 알려 주는 소중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을 엮은 이회수 사회적기업경기재단 상임이사는 "우리나라 체인지메이커들이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겪었던 고난과 애환, 사회변화를 위한 도전과 로망, 성공을 위한 노하우와 지혜가 담긴 휴먼스토리"라고 책을 소개했다.

사회적기업이 궁금하거나 사회적기업 설립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할 책이다.(김종락·이경숙·이재영 공저,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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